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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佛경제.문화협력 튼튼히-金대통령.미테랑 무슨얘기 나눴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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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은 2일 오후(한국시간 3일오전2시)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상당한 성의를 보였다.고속철도기술이전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까지 제시했으며 외규장각(外奎章閣)도서 반환문제에 대해서는 약속을 꼭 지키겠 다는 다짐을 했다. 정부는 고속철도 건설을 프랑스의 TGV에 맡기면서 기술이전을 요청하기는 했다.그러나 고속철도 완공때까지는 기술이전을끝내고 그후부터는 제3국의 고속철도사업에 韓.佛이 공동진출토록하자는 제의는 우리 정부의 기대이상이었다.
미테랑이 방한때 약속한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이 실무전문가들의협상에서 지연되고 있는데 대해서도「이견을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해 한국측에 제시하겠다」고 했다.
미테랑대통령은 이날 환영만찬에서 韓.佛양국이 장기적으로 문화를 교류하기 위한 문화협정을 체결할 것을 희망했다.
정상회담에서는 또 한국이 올가을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하려는데 대해 프랑스가 이례적으로 지지를 약속했다.유럽연합(EU)국가로서는 처음이다.프랑스는 전통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기 전에는 지지의사를 표명하지 않는다.
프랑스의 지지표명은 EU의장국이란 특수한 위치로 볼 때 EU의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아프리카지역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는데도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회원 국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미테랑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해야 한다는 강한 입장을 표시했다.국제적으로 제네바합의가 한치의 차질도 없이 이행되는지를 주시해야 한다고까지 했다.프랑스가 6.25에 참전해 상당한 인명손실을 봤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한국이 당사자가 되지않는 어떤 합의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한국과 EU의장국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도 유의할 대목이다.EU의장국으로서 EU가 한국과의 정치.경제.사회.과학기술분야 교류에 관심을 갖도록 노력하겠다는 의미다.한국은 亞太경제협력체(APEC)의 중심국가인만큼 앞으로 EU와 APEC 국가간의 대화채널을 마련하는데 서로 역할을 할 것을 다짐한 것이다.
아직 APEC에서는 미국과 뉴질랜드.호주 등이 이 문제에 소극적이어서 당장 실현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EU의 아시아국가들에 대한 관심 점증과 APEC국가들의 경제적 역동성으로 미루어시간문제일 뿐이다.
과학기술및 원자력장관회담에서 생명공학분야의 공동협력과 원자력안전분야의 공동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키로 한 것도 관심을 끈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한국분소도 곧 설치된다.
파스퇴르연구소는 1백여년의 전통을 가진 세계수준의 연구소로 이탈리아와 러시아.그리스등 27개국에 분소를 설치해 운영중이다. 金대통령의 방문으로 프랑스를 통해 EU국가들과 정치적 유대를 강화해 경제적 실리를 추구한다는 1차목표는 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파리=金斗宇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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