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록뮤지컬 "그리스로큰롤" 김선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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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5분전.어둠 속의 육체는 팽팽히 긴장한다.늘 그렇다.막이 오르기전 무대는 당긴 활시위처럼 늘 팽팽하다.개막.현란한 조명과 음악으로 온몸을 두르고 시위를 벗어난 활처럼 격렬한 율동이 시작된다.숨죽였던 육체가 화들짝 깨어난다.객석의 웅성 거림이 한순간 멎는다.스포트라이트와 시선.그래 나도 스타가 될거야.
『자신있어요.5년내에 국내 최고의 뮤지컬 스타가 될 거예요.
』 뮤지컬 스타 꿈만 꾸며 살아왔다는 연극배우 김선희(24).
그는 말대로 92년 서울 예전 연극과를 졸업하고 줄곧 뮤지컬에매달려 왔다.92년 프로무대 첫 데뷔작 『캐츠』의 도둑고양이에서 『레미제라블』의 꼬마거지역,『헤어』의 샤론역을 거쳐 『코러스라인』의 크리스틴까지가 그가 지난 시간을 바쳐온 인물들이다.
그렇게 스타의 꿈에 매달려 정신없이 뛰어온지 3년.이젠 제법굵직한 역도 맡겨지고 잘나가는 뮤지컬 배우 소리도 간간이 듣는다.요즘 최대의 관심사는 프렌치.다음달 7일부터 동숭아트센터에서 앙코르공연되는 록뮤지컬 『그리스 로큰롤』에서 자신이 맡은 배역이다.
『프렌치는 아주 착한 소녀예요.핑크레이디派의 건달소녀지만 미용사가 소원인 심성착한 역이지요.저만의 프렌치를 만들어내는게 너무 힘들어요.』 지난 1월 예술의 전당 공연때 호평을 받았고재공연이라 굳이 어려울게 없어 보이는데도 그는 막무가내다.
『미스 사이공의 여주인공 킴역을 꼭 해볼거예요.최고의 노래,최고의 연기가 바탕이 돼야 가능한 역인만큼 욕심나요.』 이왕이면 높은 산을 택해야 중간만 오르더라도 높이 오르는 것 아니냐는게 그의 「욕심론」이다.성악교수나 선배연기자들을 졸라 매일 부족한 노래와 연기를 연습외에 3~4시간씩 개인레슨 받는다는 그의 눈망울엔 「장난이 아니다」는 결의가 가득하다.
글=李正宰기자 사진=吳東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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