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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스타 양산 TV 후유증 골머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20대 초반을 넘기면 스타가 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데뷔하자마자 일약 스타가 되거나 스타로 만들어진 신세대 연예인들이 대거 득세하는 요즘 방송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말이다.
TV프로그램들이 대중문화의 최대 수용자인 신세대층을 겨냥,연기력과 무관하게 이들 신세대 스타들을 자주 출연시키다보니 20대중반 이상의 연기자들은 주목 받거나 출연기회를 얻기 어렵다는자조도 섞여있다.
이러한 반짝스타의 양산은 필연적으로 연기자들의 조로(早老)현상과 방송가의 스타 기근현상등 연예계 신풍속을 만들어내고 있다. 가장 큰 고충을 겪는 곳은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이들을 만들어낸 방송사들이다.인기가 좋다보니 이 프로 저 프로에서 더블 캐스팅이 불가피해 작품의 신선도를 떨어뜨리는 것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젊은 남자연기자의 경우 군복무 문제가 걸려 최근 이정재.
이휘재.구본승등 열심히 키워놓은 신세대 스타들이 한꺼번에 군에입대하는 바람에 방송가에서 갑작스런 스타 기근현상을 겪기도 했다. SBS는 신세대 시청자를 겨냥한 드라마 『사랑은 블루』에이정재를 캐스팅했다가 군입대 문제 때문에 배역을 바꿔 2회에서사고로 죽는 것으로 마무리해야 했다.
신세대 스타들의 군입대는 팬들의 관심과 이들을 출연시키려는 방송사들의 요청으로 소속 군부대에까지 때아닌 홍역을 치르게하고있다. 20대초반은 아니지만 인기절정에서 군입대한 차인표의 경우 군측이 특혜의혹을 없애기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보직 배치 전산자료를 공개하는등 소동을 빚었다.
또 MBC『우정의 무대』 3백회 특집으로 군복무중인 신세대 스타들을 한자리에 모으려는 제작진의 협조 요청도 일반 장병들과의 형평을 고려,거절했다.
이처럼 TV프로그램들이 신세대 스타들에 많이 의존하다보니 그밖의 연기자들은 방송 출 연기회가 그만큼 줄어 연기자협회가 이를 청와대에 진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방송전문가들은 『인기있는 연기자를 자주 기용하는 것은 당연한일이지만 지나친 출연 경쟁은 결국 시청자들의 식상감을 불러일으켜 연기자.방송사 모두 피해를 볼 것』이라며 『인기에 앞서 작품 성격에 맞는 캐스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 적했다.
李勳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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