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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눈 … 축제 “올핸 정말 환상이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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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최근 내린 폭설 덕에 태백산 설경이 장관이다. 이름 없는 나무에도 눈꽃이 피었다. 온통 하얀 등산로를 따라 관광객이 천제단을 향해 가고 있다. [사진제공=태백시]

민족의 영산(靈山) 태백산이 흰 옷으로 갈아 입었다.

 태백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 황원규씨는 “폭설로 태백산(太白山)이 모처럼 이름 값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설경이 최근 10년 내 최고”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최근 두 차례에 걸쳐 태백산에 내린 눈이 허리춤까지 쌓인데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이 하얀 눈으로 덮였고, 이름없는 나뭇가지에도 눈꽃이 피어 그야말로 장관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 태백산과 주변에서는 25일 태백산 눈축제가 시작돼 설경을 감상하려는 관광객을 설레게 하고 있다. 태백 시민들도 어느 해 축제보다 성황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풍성한 눈= 올 겨울 초만해도 태백에는 눈이 내리지 않았다. 지난해 11월과 12월 11㎝ 정도의 눈이 내렸으나 따듯한 날씨로 거의 녹아 없어졌다. 이런 상황은 축제를 2주 앞두고도 계속됐다. 때문에 축제를 준비하는 관계자의 고민이 컸다.

 그러나 11일 18.5㎝ 등 나흘 동안 33㎝의 눈이 내렸다. 이어 20일부터 사흘 동안 50.8㎝의 눈이 더 내렸다. 태백산 정상 부근에는 이보다 더 많은 눈이 쌓였다.

 이 같은 눈은 지난해 1월 14㎝는 물론 2006년 1월 17㎝를 훨씬 뛰어 넘는 것. 더구나 24일부터 추위가 몰아 닥쳐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얼어붙어 태백산은 그야말로 순백이다.

 뛰어난 태백산 설경 소식은 이미 전국에 퍼졌다. 평일임에도 23일 3000여명이 다녀갔다. 지난 19,20일에는 4만1000명이 몰려 등산로를 원색의 물결로 수놓았다. 태백산 도립공원 관계자는 축제가 시작되는데다 최고의 설경이 연출돼 태백산 등반은 이번 주말 최고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즐거운 비명= 20일 폭설이 쏟아지자 태백산관리사무소와 태백시는 철야 제설작업을 하는 등 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태백시는 필수요원을 제외한 모든 공무원이 시내 주요 도로와 행사장 가는 길, 주차장 눈을 치우고 있다. 새마을운동 태백시지회, 자유총연맹 태백지부와 군 장병이 제설작업에 동참했다. 태백시는 25일까지 제설작업을 어느 정도 마무리해 관광객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태백산 도립공원 관계자는 현재 태백에 이르는 도로는 통행에 지장이 없지만 개인적으로 잘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개인 차량은 반드시 월동장구를 갖춰야 하며 방수기능의 등산화, 아이젠, 스패치, 방풍장비, 보온물병 등의 개인 물품을 철저히 준비해야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축제는 어떻게= 25일 오후 2시 태백지역 8개 지역 주민들이 상징물을 들고 3.5㎞구간에서 벌이는 길놀이로 시작된다. 오후 6시 태백 고원체육관에서 개막식과 축하공연을 한다. 태백산 등반대회(2월3일), 알몸 마라톤대회(27일) 등의 경연대회와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린다.

 태백산 도립공원 당골 광장에는 태왕사신기의 사진 얼음조각, 소원기원 쥐 조각상 등 눈과 얼음조각과 25점이 선보이고, 이글루카페, 눈 미끄럼틀, 스노우 슬라이드, 튜브 봅슬레이 등 다양한 체험시설도 갖췄다. 축제 기간 국제적인 눈 조각가가 현장에서 눈조각을 만든다.

황지천에서는 컬링대회, 가족 썰매 경주대회 등이 열리고, 낙동강 발원지 황지연못에는 탑 얼음 조각과 루체비스타가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한다. 축제는 2월3일까지 열린다.

 김진필 태백산 눈축제위원장은 “천연 눈이 가득한 가운데 열리는 만큼 지난해 보다 10만 명 정도가 많은 50만 명 정도의 관광객이 태백산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이에 맞춰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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