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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거품 터지고 나서야 … FRB가 사태 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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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왼쪽에서 셋째)이 23일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왼쪽부터 데이비드 오레일리 셰브론 회장,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라이스 장관,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창설자, 인드라 누이펩시코 회장, 왕젠저우(王建宙) 중국이동통신공사 회장,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다보스 AFP=연합뉴스]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다보스 포럼을 덮었다.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포럼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인한 신용 경색 파장이 세계 경제를 불황으로 몰고 갈 것인지를 집중 논의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거품을 키워 사태가 증폭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한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24일 포럼에서 연설을 통해 소외 계층에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이른바 ‘창의적 자본주의’를 역설할 예정이다.

 ◇FRB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1년 전 미국 주택시장 부진과 이에 따른 신용 경색을 정확하게 예견했던 전문가들이 FRB 비판에 앞장섰다. 스티븐 로치 미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FRB와 미국 정부가 혼란을 자아냈던 과거와 똑같은 대처 방식을 반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택시장과 증시에 끼어 있는 자산 거품을 해소하는 대신 거품이 터지기를 기다렸다가 사후 뒷정리에 나서는 잘못된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도 “FRB가 계속해서 금리를 내리겠지만 이는 단지 경기가 급격히 추락하는 것을 다소 늦춰줄 뿐 경기 하강 국면 자체를 멈출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힘을 잃는 미국 경제 대신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같은 신흥 경제국이 세계 경제 성장을 떠받칠 것이라는 희망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인도의 카말 나스 상무장관은 “위기가 닥친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처할 세계적 기업들이 인도에 많다”고 강조했다. 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도 “러시아는 현재 충분히 안정된 상태”라며 “세계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주의에도 변화 필요=월스트리트 저널은 24일 게이츠 회장의 연설문을 미리 입수, “그가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키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바로잡아 가난한 이들도 배려하는 ‘창의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를 역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에 집중하는 사업을 창출해야 한다고 게이츠는 주장할 예정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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