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7조 현대제철 박승하 부회장의 ‘당진 야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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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

“2010년 고로 1호기 가동 이상 없습니다.”
 
현대제철의 박승하(57) 부회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우리투자증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해 “충남 당진에서 진행 중인 일관제철소 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지 조성 등 기초공사를 이른 시일 안에 마친 뒤 늦어도 상반기 중에 고로와 제강공장 같은 건물을 착공할 계획이다.
 
2006년 12월 현대제철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그의 관심은 온통 당진 현장에 가 있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이 한 달에 한두 번씩은 꼭 내려와 상황을 점검하는 곳이기도 하다.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라는 정 회장의 그룹 수직계열화 구상이 영그는 현장이다. 부지 조성작업은 85%의 공정률을 보이며 마무리 중이다. 1년여 일을 차질 없이 추진한 그는 이달 초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박 부회장은 일관제철소 사업이 자금 면에서 큰 무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 3개 신용평가회사가 최근 현대제철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총투자비 5조2400억원 가운데 외부 자금은 2조6000억원인데, 이 중 10억 달러를 해외에서 끌어들일 계획이다. 1억5000만 달러는 HSBC 등 5개 외국계 은행에서 차입하기로 약정했다. 박 부회장은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에 1%를 더한 좋은 조건으로 빌렸다”며 “나머지 8억5000만 달러도 금융 약정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박승하 부회장

그는 이날 현대제철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34.7% 늘어난 7조3828억원을, 영업이익은 13.2% 늘어난 6696억원이었다. 지난해 B열연공장이 정상 가동하면서 처음으로 제품 생산과 판매가 모두 1000만t을 넘겼다. 박 부회장은 “현대제철의 올해 총투자 규모는 2조원”이라고 밝혔다. 일관제철사업 추진에 1조7000억원을, 생산능력 확대 및 공장 유지·보수 등에 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제철은 이날 김태영 사장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표는 박 부회장과 함께 두 명이 됐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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