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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의나라 영국 에로物 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신사의 나라 영국에 노골적인 성애물(性愛物)바람이 불고 있다.性에 대해 개방적인 서구국가중 영국은 유독 보수적이고 금기(禁忌)가 많은 나라로 알려져왔다.
이를 가리켜 헝가리 태생의 시인 조지 마이크스는『유럽인들은 배우자와 성생활을 즐기지만 영국인에게 배우자는 잠자리를 데우는보온기구에 불과하다』고 풍자했을 정도.
그런 영국에서 최근들어 이웃 유럽국가에 뒤질세라 적나라한 내용의 성애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매체가 전통적으로「레몬파이 맛내기」나「치즈케이크 만드는 비법」같은 가정적인 내용으로 독자의시선을 끌어왔던 여성誌들.
여성 독자들이 가장 원하는 주제 역시 남성들과 마찬가지로「섹스」로 판명되었다는 것이 여성지를 제작하는 편집자들의 주장이다. 지난달 여성지들이 일제히 특집으로 내건 읽을거리는「섹스를 좋아하는 여인의 비밀」「미래의 섹스와 쇼핑」「섹스와 사이코걸」「교외(郊外)의 포르노 스타」등 제목만 들어도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애로물 일색이었다.
그중 특히「코스모폴리턴」의 자매지인「컴퍼니」1월호는 런던시민을 당혹케한 대표적인 잡지로 꼽힌다.
런던시내 가판대에 진열됐던 이 월간지의 표지에는 생생한 사진과 함께 다음과 같은 표제가 버젓이 붙어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과의 그룹섹스,가학성 변태성욕자의 매질.이 모든 것이 당신의 옆집에서 벌어질수 있습니다.』 격조있고 유익한잡지를 발간하는 것으로 정평이 있는 내셔널 매거진社가 지난 79년부터 만들어내기 시작한 컴퍼니는 18세에서 25세까지의 여성을 대상으로 인간관계와 건강문제를 주로 다루었던 여성지였다.
그러나 수년전부터 감각적인 소재 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이 잡지는 급기야 지난해「남성 신체에 관한 지식을 제공한다」며 남성의 중심부를 클로즈업한 사진을 밀봉한 다음 책 안쪽에 집어넣어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에 대해 영국인들이 분노한 것은 당연한 일.컴퍼니를 진열했던 슈퍼마켓은 손님들의 강력한 항의에 부닥쳐 이를 거두어들여야했다.그러나 컴퍼니의 편집자 테리 맨스필드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그는『설문조사 결과 여성들이 생각보다 섹스에 대해 무지한상태였으며 책을 통해 성에 관련된 지식을 얻기 원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남겼을 뿐이다.
〈朴長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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