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댓글] 휴대폰 요금제를 미국식으로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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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휴대전화 요금 인하 방안의 하나로 ‘쌍방향 통신요금제’를 검토한다고 합니다. 쌍방향 요금제란 휴대전화의 발신자와 수신자가 각각 50%씩 요금을 내는 것을 말합니다. 이 소식에 우리 네티즌, 댓글 토론이 뜨겁습니다. 이 제도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입장의 댓글이 특히 많았습니다.

 우선 미국에서 이 요금제를 먼저 경험해봤다는 네티즌의 의견이 눈에 띄었습니다.
네티즌 ‘Silhouette’은 자신이 운영하는 개인블로그에 “미국에서 쌍방향 요금제를 경험한 나로서는 절대 동의할 수 없는 방식이다. 한국 친구들이 유학 초기에 한국에서처럼 휴대전화를 쓰다가 수백 달러의 요금 물고 눈물 흘리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텔레마케터한테만 좋은 일 시키는 요금제”라고 글을 올려 수백 건의 댓글 토론을 주도했습니다. ‘미국 교포’는 “요금제가 그렇게 바뀌면 상대방 눈치 보여서 전화도 마음대로 못하겠네. 휴대전화 다 끄고 살자. 다 해지하고 집전화나 쓰자”고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네티즌의 댓글 열전에는 요금제 변경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대안도 있었습니다. 쌍방향 요금제가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조건이 제시됐죠. ‘미국 사는 유학생’은 “미국에는 쌍방 요금제에 더해 ‘9시 넘어 무료 요금제’‘주말 무료’ 등의 요금제가 있다”고 했고 ‘지나가다’는 “미국에서는 스팸문자나 광고전화 하면 상당한 양의 벌금형이나 중징계를 받는다. 미국에 머무는 8년 동안 휴대전화로 스팸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쌍방향 요금제 시행하려면 미국처럼 ‘같은 서비스망끼리 완전 무료 통화’등의 혜택과 스팸 차단 등의 조치가 먼저 취해져야 한다. 소비자를 먼저 생각해야지 업자들에게 유리한 것만 시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습니다.

 요금체계가 바뀌면 사용량이 줄어 통신 과소비가 해소될 것이라는 인수위의 명분에 대해서는 ‘이야말로 조삼모사(朝三暮四) 아니냐’는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늘사랑’ 외 다수의 네티즌이 “국민을 원숭이로 아시느냐. 휴대전화 무서워 벌벌 떠는 식의 요금 인하가 아닌 휴대전화와 함께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합리적 요금체계를 마련해 달라”고 주장했습니다. 인수위 관계자 여러분, 우리 네티즌들의 고견에 귀 기울인다면 더 좋은 요금체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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