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섬유怪疾 4년 방치-東國大의대팀 仁川고잔洞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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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유리섬유제조공장 인근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피부질환에 감염돼 일부는 종양까지 나타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공장은 21년전 세워져 주민들이 4년전부터 환경부와 인천시에 조사와 대책을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동국대 의대 임현술(林鉉述.42.예방의학)교수등 의료진7명으로 구성된 역학조사반을 대표해 林교수가 23일 오후 서울팔레스호텔에서 열린 대한산업의학회 학술토론회에서발표한 조사결과 밝혀졌다.
林교수팀은『지난달 14일부터 약 한달간 인천시남동구논현동 소재 유리섬유제조업체 한국인슈로 부근 고잔동에 사는 32가구 주민 1백52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23%인 35명이 유리섬유에 의한 장해로 생각되는 피부질환에 감염됐다』고 보고했다.
〈현지르포 21面〉 林교수는 또 9.9%인 15명이 피하(皮下)양성종양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중 2명에 대한 피부조직검사결과 종양부위에서 다량의 유리섬유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林교수는『지금까지 유리섬유에 노출돼 양성종양이 발생한 사실이보고된 것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사반이 이 지역의 33개 지하수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정상적으로는 검출되지 말아야할 유리섬유농도가 13.7~95.9 fiber/cc나 됐다.유리섬유의 길이는 50㎛ 이상이 90%이상이었다.
林교수는『공장에서 나온 유리섬유폐기물이 지하수로 흘러들어 이물을 마신 주민들이 소화기계통을 통해 이상을 일으켰을 가능성이높은 것으로 추정되며 호흡기를 통한 감염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사반은 지난 10년간 이지역내에서 일가족 3명을 포함한 4명이 악성종양(암)으로 사망했으며 종류별로는 위암,위암및 식도암,구강암,식도암등 네가지였다고 밝혔다.이 공장은 74년11월부터 가동해왔다.
유리섬유는 석면을 대체하는 중요한 절연체로 이로인한 건강장해로는 지금까지 피부.점막및 호흡기의 자극증상이 보고됐었다.
이에대해 이 회사의 유광종(劉光鍾.50)전무는『10여년전 환경에 대한 인식이 희미해 폐기처리해야할 유리섬유찌꺼기 1백여t을 매립한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유리섬유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학설은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 나와있지 않아 이번에 발표된 결과는 다른 전문기관을 통해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는 다만유리섬유와 질환과의 상관성이 확인될 경우 보상등을 할 용의가있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불법매립된 유리섬유 쓰레기를 이달내 모두 김포매립지로 파옮기기로 했으나 환경부산하 국립환경연구원은 『林교수팀의 발표는 성급한 결론』이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李夏慶.表載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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