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지진 고베市 교포들 자원봉사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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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5일 현재 재일동포 피해상황-조사건수 1천9백95건,사망자수 1백20명(한국적 96명,조선적 17명,일본적 가족 7명,조사중 19명),중상자 38명,경상자 70명,가옥전파 4백84건,가옥반파 4백46건….」 도쿄(東京) 민단 중앙본부에서 파견된 정몽주(鄭夢周)국장은 하루종일 구호물자 배달과 함께 현장 조사를 하고온 청년단원들의 보고서를 보면서 효고(兵庫)縣 민단본부에 마련된 지진대책본부의 벽보에 숫자를 고쳐넣었다.지진발생 다음날인 지 난달 18일 설치된 대책본부의 세번째 교체팀단장인 그는 열흘째 하루 3~4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역시 이곳에 본부를 마련한 삼성그룹 의료진(의사2명,간호사4명,지원팀 2명)은 매일 오전8시30분에 피해현장 진료소로 나가 오후6시쯤 녹초가 돼 돌아온다.
『조용히 성의껏 봉사하고 있습니다.우리 평판을 우리가 말하는건 우습지만 따뜻한 눈길을 서로 느끼고 있어요.』삼성저팬 곽희애(郭熙埃)과장의 말이다.
지진 발생 사흘째인 지난 달 19일 삼성봉사단 50명이 파견된 이래 꾸준히 팀을 바꿔가며 티 안나게 일하고 있지만 일본 언론들이 놓아두질 않는다.
일본의 유력 주간경제지 다이아몬드는 이번주 특집에서 「일본인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삼성의 활동」이라고 극찬했다.
7인 오토바이 특공대로 가장 먼저 지원 활동에 뛰어든 간사이고긴(關西興銀)팀(이사장 李勝載)은 서울에서 연예인까지 불러 위문공연을 여는 등 지원활동을 확대해 지역인들로부터의 찬사가 대단하다.한편 중소 신발공장의 8할 이상이 전소된 나가타(長田)區에선 재일동포들의 고투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동포가 가맹회원중 7할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케미컬슈즈조합(2백6개사)을 중심으로 일본은행등에 융자지원 신청을 내는동시에 공동으로 조업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동포신용조합.단체.기관이 각각 지원 대책을 세우고 있다.자신의 불탄 공장을 안내해준 삼지(三志)제화 박주영(朴柱永)사장은 『피와 땀을 기반으로 반드시 재건할 것입니다.절대 안떠납니다.오히려 이를 계기로 고품질화.고도화해 새 로운 승부를걸겠습니다』며 주먹을 쥐었다.
[고베=吳榮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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