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LA다저스 황색돌풍 예고-박찬호.日노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잘 부탁합니다.』 LA다저스의 투수진을 이끌고 나갈 2명의동양인 투수가 손을 잡았다.
박찬호(朴贊浩)는 14일 오전(한국시간)노모 히데오(27)가다저스입단을 발표한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자신에 이어 동양인 2호 다저스선수가 된 노모와 굳은 악수를 나눴다.
〈관계기사 39面〉 서로 인사를 나눈후 박찬호는『메이저리그는내가 선배지만 프로세계의 선배인 노모에게 한수 배우는 마음으로임하겠다』며『같은 동양인으로서 함께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노모는『박찬호가 다저스에서 나의 첫 친구가 돼주길 바랐다』고 밝히고『서로 돕는 친구가 되겠다』며 朴의 손을 굳게 잡았다. 이날 처음 만난 이들이지만 두 선수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같은 동양인이란 점외에도 강속구를 주무기로 한 정통파 우완투수며 두사람 모두 독특한 투구폼을 갖고 있다.
왼발을 높이 치켜드는 박찬호는 빠른 직구로 「동양특급」이란 별명을 얻었다.반면 노모는 두손을 곧게 뻗어올리며 와인드업에 들어가 포수로부터 완전히 등을 돌릴 정도로 몸을 비튼후 탄력을이용해 공을 뿌린다.몸을 크게 비틀며 던지는 폼 이 회오리바람과 같아 「토네이도」란 별명을 얻었다.메이저리그 플로리다 말린스의 불펜에이스 브라이언 하비와 비슷한 투구폼과 구질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모 역시 박찬호처럼 투구동작중 잠시 멈추는 버릇이 있어 다저스 투수코치들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는데 이점도 똑같다.노모는또 일본프로무대에서 4년연속 삼진왕 타이틀을 차지했으나 삼진과4구의 비율이 2대1에 가까워 구단측이 제구력 보완에 고심한다는 점도 역시 박찬호와 같다.
[로스앤젤레스支社=許鐘顥기자] 이밖에 朴의 등번은 61번인데비해 노모는 16번을 선택,「대칭형」을 이뤘다.크게 다른 점은노모에겐 파업종결과 함께 메이저리그 직행이 약속돼 있는 반면 朴은 여전히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오픈시즌중 오럴 허샤이저와 케빈 그로스가 방출돼 두자리가 비었지만 노모의 출연으로 한자리만 남았으며,朴은 새로운 유망주들인 멕시코 출신의 이스마엘 발데스,페드로오 수나와 경쟁해야 한다.
두 선수의 장단점에 대해 플레드 클레어 부사장은『노모는 27세고 박찬호는 22세에 불과하다.재능의 차이는 거의 없지만 경험의 차이가 지금 당장 이들의 진로결정에 가장 큰 요인』이라고노모와 박찬호의 차이점을 요약했다.
3색(色)5국(國)의 다국적 선발투수진이 LA 다저스 마운드에 등장한다.
14일 일본의 노모 히데오(27)가 LA 다저스와 정식계약을맺음에 따라 다저스는 기존의 톰 캔디오티(백인.미국),몬 마르티네스.페드로 아스타시오(이상 흑인.도미니카),이스마엘 발데스(백인.멕시코),박찬호(朴贊浩.22)등 다섯나라 의 세가지 피부색을 가진 투수들로 선발투수진을 갖추게 됐다.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의 최고투수였던 노모는 「메이저리그의꿈」을 이루기 위해 일본야구에서 은퇴,자신의 꿈을 좇아 태평양을 건넜다.28개 메이저리그 구단 가운데 남미와 동양에 가장 일찍부터 투자해온 다저스는 뉴욕 양키스를 비롯한 다른 5개구단과의 경쟁에서 앞서 노모와 계약을 맺었다.노모는 양키스로부터 2백50만달러(약20억원)의 계약금을 제시받았지만 『오말리 구단주의 든든한 후원과 일본교민의 응원이 뜨거운 다저스에서 뛰고싶다』며 다저스를 택했다고 한다.
일본으로 돌아갔다 20일께 다저스의 스프링 트레이닝에 합류할노모는 파업이 종결되면 메이저리그로 직행하기로 이면계약을 맺었다.다저스의 마이너리그 최고 책임자인 찰리 블레이니도 이를 시인했다.하지만 파업이 계속된다면 노모는 다저스의 AAA팀인 앨버커키에서 운동을 하게된다.
노모와 박찬호가 벌이는 경쟁은 단순한 韓日간의 다툼이 아니다.LA 다저스의 「3色5國 다국적 마운드」에서 둘은 지구촌 모두를 상대로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朴은 지금 세계화의 한 가운데에 서 있고 그 무대는 메이저리그인 것이다.
李泰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