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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기부양 위해 1450억 달러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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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금융시장이 연일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국내총생산(GDP)의 1%(약 145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이달 중 금리 인하에 나설 게 확실시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부터 경제를 살리기 위해 모든 정책을 동원하는 것이다.

(1월 19일자 6면 보도)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미국 언론은 “경기부양책에는 미혼 근로자에게 800달러, 부부에겐 1600달러씩의 세금을 돌려주고, 기업 설비투자액의 50%를 세금에서 감면해 주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저소득층에 식품을 살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하는 방안을 포함할 것을 행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벤 버냉키 FRB 의장도 17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경기가 하강할 위험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추가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미국 정부와 FRB가 경기부양책을 추진하는 것은 그만큼 경제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이다. 씨티그룹과 메릴린치 등 미국 대형 금융회사가 서브프라임 관련 부실 규모를 공개할 때마다 뉴욕 증시는 영향을 받고 있다. 부동산 시장도 침체돼 지난해 신규주택 건설 실적은 135만 채로 전년보다 25% 감소했다. 소비도 위축되는 모습이 뚜렷하다.

 미국 시장의 불안은 세계 경제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18일 개장 초반 1700선 아래로 떨어졌던 국내 코스피지수는 오후 들어 반등했지만, 앞으로도 미국 상황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서브프라임 사태가 올 연말까지 악화될 것”이라며 “미국 금융회사의 투자손실 규모도 더 커질 수밖에 없어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은 우리 경제에도 하향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고유가와 곡물 가격 상승으로 당분간 국내 물가는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배·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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