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야당총무의 면담이 여러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그파장은 야당 내부에서 더욱 증폭되고 있다.야당 분열음모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실제로 내분상태에 들어간 조짐마저 보인다.
주류.비주류의 의견이 부딪치고,대표허락 없이 대 통령과 만난 총무의 경질문제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하기야 야당총무의 청와대 독대(獨對)는 이례적이다.면담시점도미묘하다.민자당의 체제개편이 막 끝난 터여서 각 채널의 여야대화가 기대되던 때였다.이춘구(李春九).이기택(李基澤)여야대표가아무리 서로 소 닭보듯 하는 처지라 해도 최소 한 상견례(相見禮)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상식이었다.더구나 지자체선거,2월 임시국회 소집문제 등을 감안하면 사무총장간.원내총무간접촉은 필수적이고 또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그런 상황에서 청와대회동이 이뤄졌으니….
민자당도 예측불가한 청와대의 추월(追越)대화에 한방 맞은 분위기다. 여야 모두「건너 뛴」대화에 불쾌해 하고 당황하고 있는것이다.야당의 불쾌함이 이해는 간다.이기택대표로서는 자신의 자리를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들 수도 있다.
또 단순히 기분의 차원이 아니라『청와대에서 왜 이런 무리를 하느냐』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혹시 야당의 분열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런 점에서 평지풍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야당총무를 만났다 해서 발끈하는 야당의 자세도 문제다.야당 일부에서는 만난 것 자체를 놓고『사쿠라』 운운하고 있다.
청와대가 이번 만남을 대통령과 신기하(辛基夏)총무 개인간의 과거인연을 더 중시한 것이라고 말한 대목도 수긍은 간다.
밀실흥정이나 공작차원의 구태(舊態)가 아니라면 만난 사실만 갖고 침소봉대(針小棒大)할 필요가 없다.
辛총무의 처신에도 문제는 있었다.당내에 사실상 사후보고를 하고 만난 것도 문제다.
그렇다면 청와대.辛총무.민주당 세 당사자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 아직도 우리 정치풍토가 여야간 서로 믿음을 갖기에는 이른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