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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단상>브랜드 이미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미국의 필립모리스社가 한때 경영악화로 회사를 매각할 생각을 한 적이 있다.당시 생각했던 값은 40억달러.회사 자산 20억달러에 「말보로」라는 브랜드값이 20억달러.지금이라면 값을 얼마로 매길지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상표라는 무형( 無形)자산 하나의 가치가 거대기업의 유형자산 전체와 맞먹는다는 사실이다.
어떤 상품을 대할 때 소비자가 갖게 되는 이미지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하나는 물질적.기능적 차원의 이미지,또 하나는 상품의 상징적 속성과 관련한 사회심리적인 이미지.제품의 기능성에별 차이가 없어진 시대에 기업들이 애쓰는 것이 바로 이 상징적이미지의 개발과 전달,이른바 이미지 마케팅(Image marketing)이다.
일단 소비자의 뇌리에 깊이 새겨진 기업.상표의 이미지는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최근 영국의 인터브랜드그룹이 세계 유명브랜드의 가치를 따져봤다.브랜드의 리더십.안정성.시장등 일곱가지 요소를 기초로 삼았다는 이 평가에서 코카콜라상표는 무려 3백59억5천만달러,우리돈으로 29조원에 가까운 가격이 매겨졌다.앞서 말한 필립모리스의 말보로가 3백30억달러로 2위.네스카페와 코닥이란 브랜드의가치도 1백억달러를 웃돈다.상위 20위안에 든 브랜드중 스위스네슬레社의 네스카페(3위)와 일본의 닌텐도(16위)를 제외한 18개가 미국계 다국적(多國籍) 기업이다.다국적 기업에「Made in USA」란 표현은 부적절해 보이기도 하지만 아메리칸 드림으로 표현되는 미국의 거대한 상징성은 이렇듯 뿌리깊게 남아있다. 한국기업의 브랜드는 평가대상 2백90개에 아예 오르지도못했지만 기죽을 필요는 없다.유명브랜드 되기가 쉽다면야 그런 엄청난 값이 매겨지지도 않았을 게고 한국상품이 세계시장에 제대로 얼굴을 내민지도 아직은 일천하니까.중요한 것은 이 제부터의노력이다.
브랜드가 장수(長壽)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미국 경제전문지포천에 따르면 가격이 싸고,품질은 뛰어나고,끊임없이 혁신을 하며,소매상에게 가능한한 많은 이익을 주는 기업이란다.너무 상식적인 것이어서 싱겁지만 사실 그 이상의 다른 비 결도 있을리 없겠다 싶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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