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韓日관계 조심스런 모색-兩國석학 심포지엄서 공감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오늘날 세계의 변화 흐름을 볼때 미래의 한일관계와 한반도 통일문제는 국가를 뛰어넘는 시민사회의 연대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으며 시민사회의 연대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크리스찬 아카데미(원장 姜元龍)가 창립30주년을 기념,「해방 50년과 패전 50년-화해와 미래를 위하여」를 주제로 일본의 이와나미서점(岩波書店)과 공동주최한 이틀간의 한일심포지엄(2~3일.아카데미하우스)에서 양국 석학 30여명이 토론을 거쳐 최종적으로 도출한 결론이다.
사카모토 요시카즈(坂本義和)도쿄大 명예교수,지명관(池明觀)『월간대화』발행인,김지하 시인,이정식(李庭植)펜실베이니아大 교수,야스에 료스케(安江良介)이와나미시장,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씨등 주제발표자들의 공통된 인식은 『과거의 역사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한일 양국민의 양식에 바탕한 연대하에서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쟁점이 된 사카모토 교수의 시민사회 연대론은 『국제화 과정에서 시장이 탈국가화함으로써 국가주권의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초국가적 시민사회의 연대로 해결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영호(金泳鎬.경북대)교수는 『한일 시민단체의 연대를 통해 정신대문제가 일본에서 거론되는 것이 그 증거』라며 『일본이 시민사회의 성숙단계에 접어 들었고 한국도 시민사회의 문턱에접어들었기에 이번과 같은 역사적 모임이 가능했다고 본 다』고 시카모토 교수의 견해에 동의했다.백낙청(白樂晴.서울대)교수와 고범서(高範瑞.한림대)교수는『초국가적 시민사회의 건설은 기존의국가기능을 어떻게 보전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도 가져야 한다』 『시민사회의 가치가 아무리 좋더라도 제도 적 뒷받침이 없으면 환상에 불과하므로 규제력을 갖는 국제기구에 대한 전망이 있어야한다』고 각각 지적했다.이러한 지적에 대해 사카모토 교수는 『각국 시민들의 교류를 통해 민주주의가 국가단위를 넘어 실현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며 여 기에는 유럽연합이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답변했다.
오다카와 고(小田川興)아사히신문 편집위원은 『일본의 원폭피해자보상 법률규정이 외국인 피해자에게도 적용되도록 개정돼야 한다』며 이를 위한 한국내 피폭자 단체와의 연대활동을 제안했다.이밖에 『한일관계의 불행한 역사를 망각하지 않는것이 중요하다』는오에씨의 주장이나,『시민연대에 대해 의문제기가 많았으나 양국 지성인들이 오피니언 리더로서 상호연대해 나갈때 힘을 발휘할 수있을것』(김용덕 서울대 교수)등 양국 지성인들의 발언은 철저한과거반성을 통한 시민연대로 동아 시아의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을희망적으로 전망하는 것이었다.한일심포지엄은 오는 4월7~8일 2차로 아사히 스퀘어 도쿄 심포지엄으로 이어지게 되며 점차 북한 지식인들이 참여하는 평양심포지엄 등으로 발전시켜가며 논의를심화해 나갈 예정 이다.
〈金龍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