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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리더만들기] ② 성격 유형별 맞춤 공부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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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 고1 남학생이 11일 서울 강남구 아시아코치센터에서 DISC 성격 검사를 받은 뒤 우수명 대표와 상담하고 있다. [사진=안윤수 기자]

‘공신’(공부의 신)들의 공부 비법을 따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학습 전문가들은 자신에게 딱 맞는 공부전략을 짜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성격과 기질에 맞는 ‘맞춤공부법’이 따로 있다는 얘기다. 겨울방학을 이용해 학습심리 클리닉에서 자녀와 함께 성격 유형 검사를 받는 부모가 늘고 있다. 아이의 타고난 기질을 억누르지 않고,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서다.

 ◆자기주도학습은 성격검사부터=에듀플렉스 고승재 대표는 “자기주도학습이 트렌드가 되면서 아이의 학습의욕을 자극하기 위해 성격 검사를 하는 부모가 많다”고 말했다.

 성격 유형 검사는 마이어브릭스 성격유형검사(MBTI)가 대표적이다. MBTI 검사는 4개의 지표를 이용해 성격을 16개 유형으로 나눈다. 4가지 지표란 외향(E)-내향(I), 감각(S)-직관(N), 사고(T)-감정(F), 판단(J)-인식(P)이다.

 이를 적용할 경우 상황에 맞춰 일을 하는 인식형(P)은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을 어려워하므로 학습계획에 대한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주는 게 좋다. 예능교육도 아이의 성격을 알고 시키면 효과적이다. 피아노를 가르칠 때 감각형(F) 아이에겐 구체적인 손 모양을 보여 주거나 소리를 들려 주고, 직관형(N)에겐 상상의 이야기를 꾸며 분위기를 띄워 주면 잘 따라한다는 것이다. 한국심리검사연구소(www.kpti.com), 한국MBTI연구소 홈페이지(www.mbti.co.kr) 참조.

 DISC 검사도 있다. 성격을 주도형(D형), 사교형(I형), 안정형(S형), 신중형(C형)으로 나눈다. 시험문제를 잘못 읽어 틀렸다는 아이들은 대부분 사교형이다. 집중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사교형은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거나 토론을 하면 공부에 재미를 붙인다. 안정형은 공부습관만 제대로 들이면 거북이 같은 끈기로 공부하는 타입이다. 신중형 자녀를 둔 부모라면 성적과 연관 지어 자녀를 몰아붙여선 안 된다.

DISC 전문가인 홍광수 (『관계』의 저자) 박사는 “요즘 토론식 논술수업을 받는 아이들이 많은데, 신중형이나 안정형 아이에겐 발언을 지나치게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영어교육 전문가인 홍현주 (경성대 초빙교수) 박사는 “영어 공부법도 성격 따라 달라야 한다”며 “산만한 아이는 집안에 읽기코너, 듣기센터, 단어방 팻말을 붙여 타이머로 시간을 재면서 돌아다니게 하면 영어를 게임처럼 여겨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소심한 아이는 대화체가 많은 영어동화를 읽고 비디오를 보며 질문하면 효과적이다.

 ◆학습의욕 자극해야 성적도 업!=부모와 아이의 성격 유형을 파악해 성적 향상에 도움을 받은 사례가 적지 않다. 이은영(44·서울 송파구 가락동)씨는 아들 지웅(12·빅하트크리스찬스쿨 6)군과 갈등이 많았다. 지웅이는 산만한 데다, 시간관념이 무뎌 학원에 자주 지각했다. 수학시험 문제도 잘못 읽어 틀리기 일쑤였다. 성격 검사를 했더니 지웅이는 I형(사교형), 이씨는 SC형(안정형+신중형)이었다. 이씨는 “매일 냉장고에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 붙여놓았다”며 “게임 대신 숙제부터 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게 했더니, 성적이 평균 90점대로 올라섰다”고 했다.

 홍광수 박사는 “부모와 자녀의 갈등은 타고난 성향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부모가 자녀의 기질을 억누르면, 자아존중감을 잃은 아이는 학습의욕이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감시카메라형 부모가 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글=박길자 기자dream@joongaang.co.kr, 사진=안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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