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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동차업계 다시 "찬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희희낙락하던 미국 자동차 업계에 최근들어 찬바람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 증권가에서 GM.포드.크라이슬러등 빅3社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을뿐만 아니라 각사에서 발표하는 정책들도 당초의 낙관론과는 반대 내용을 잇따라 발표하 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2년부터 3년동안 연속 호황을 구가해온 미국 자동차업계는 95년에도 그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낙관했었으나 금년초부터 판매실적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1월 한달만 가지고 비관하는 것도 성급하지만 최소한 당초의 낙관론대로는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포드가 2월 들어서자마자 2개 생산공장의 임시 조업단축에 들어가고 유럽지역 수출을 강화하는가 하면,크라이슬러는 일부차종에 대해 대폭적인 할인판매를 시작했다.
판매가 계획보다 부진하고 재고가 쌓이기 시작한 까닭이다.
소형차 시장을 휩쓸던 크라이슬러 네온의 경우 작년 하반기부터매기가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일제히 할인판매를 시작했으며,그래도 회복이 안될 경우 네온의 생산라인 자체를 줄이겠다는 방침을세워 놓고 있다.
크라이슬러측은 최근 미니밴에 대해서도 할인판매를 실시,처음에는 5백달러를 깎아줬었으나 이것을 다시 1천달러로 할인폭을 넓혔다. 포드는 8기통 대형차종인 빅토리아 포드 크라운과 머큐리그랜드 마르키,그리고 선더버드등을 생산하는 2개의 공장에 대해이번주부터 1~2주일동안 조업단축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비록 일시적 조치이긴 하나 낙관론을 근거로 만들었던 생산 계획에 일단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미국의 국내경기가 아직도 쌩쌩한만큼 자동차 경기 역시 급격한 침체를 우려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찬바람 도는 배경에는 그럴만한 이유들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중앙은행이 작년 이후 금리를 7차례나 올리는 바람에 자동차판매의 할부금리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동차 값이 올라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동안 금리인상 정책 에 대해 앞장서서 반대 목소리를 높였던것도 자동차업계였다.
경기(景氣)도 이미 정점을 지나 비록 완만하나마 앞으로는 하강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분석 또한 자동차판매 성장률이 여의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바로미터다.
한편 미국시장의 자동차 값이 최근들어 너무 올랐다는 점 역시부정적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유 에스 에이 투데이의 분석에따르면 지난 84년이후 10년동안 자동차 값의 상승률이 일반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두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 다.이 기간중에자동차값은 75%나 올라 평균가격이 처음으로 2만달러선을 돌파, 2만45달러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는 메이커들이 신차개발을 명분으로 값을 올려온데 기인한다는것인데,아무튼 소비자의 구매력에 비해 자동차 값이 너무 올라 있다는 것이 최근 판매증가율을 둔화시키는 근본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뉴욕=李璋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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