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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작기행>"인류문명 마지막 3분" 데이비드著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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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이후 영국에서도 소위 「팝 사이언스」로 불리는 과학대중서의 출판이 활기를 띠고 있다.최근에는 우주의 생성과 종말,인류의 기원등 기본적인 과학지식을 일반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적은 24권짜리 시리 즈(Weidenfeld & Nicolson刊.각권 1백60여쪽.9.99파운드)중 1차로 3권이 발표돼 영어권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폴 데이비드의 『인류 운명 마지막 3분』(The LastThree Minutes),존 배로의 『우주의 기원』(The Origin of the Universe),리처드 리키의 『인류의 기원』(The Origin of Humanki nd)등이화제의 책.이 중에서도 세기말의 야릇한 분위기와 맞물려 『인류운명 마지막 3분』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이 책들의 내용은저자들이 이미 두꺼운 책이나 논문 등으로 발표한 것이어서 새로운 것은 없지만 과학의 대중화라는 차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인류의 종말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과학적설명을 시도하는 『인류 운명 마지막 3분』의 저자 폴 데이비드는 호주 애들레이드大 이론물리학교수.그는 『대중들의 궁금증에 답하겠다는 의도도 있 었지만 지구라는 존재도 영원하지는 않다는점을 인식시켜 인류의 영원한 생존을 위해서는 연구대상및 기술수준을 은하계 너머로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였다』고 집필동기를 밝혔다.
이 책에서도 인류의 종말 시나리오는 역시 혜성과의 충돌을 가정하고 있다.스위프트-터틀이라는 혜성이 지구에 가까워졌던 지난93년 당시 전문가들은 2126년에는 이 혜성이 지구와 충돌할것이라는 불길한 예측을 내놓았다.그 뒤 수정을 거쳐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을 잃긴 했지만 그런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스위프트-터틀이 아니더라도 지금도 지구궤도와 교차하는궤도를 돌고 있는 직경 0.5마일 이상 물체들이 무려 1만여개에 달하기 때문이다.이 물체들은 얼음.먼지.가스 등으로 이뤄진혜성 또는 혜성의 잔해물이거나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 위 「소행성 벨트」에서 떨어져 나온 소행성들이다.이 물체들이 지구와 부딪치면 현재 전세계가 보유하고 있는 핵폭탄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부딪치는 물체가 어떤 것인가,그리고 그 시기가 문제일 뿐,지구가 언젠가는 우주의 물체와 부딪치게 된다는 데는 별 이견이 없다.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면 인류역사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결과가 빚어지겠지만 길게 보면 그래도 지구는 안전하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지질학자들의 주장을 빌리면 지구의 역사에서는 평균 3천만년만에 한번 꼴로 그런 충돌이 꾸준히 있었다.6천5백만년 전에 공룡이 이 지구상에서 사라진 것도 그런 유의 충돌 때문이라는 분석이다.다음 차례는 인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지구에 그런 대재앙이 닥친다면 그것은 태양을 기준으로 지구 뒤편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높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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