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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긴축 영향 20%폭락-최근3개월 주가흐름 분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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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종합주가지수가 반등할 때에도 거꾸로 속락하는 수정주가평균.
」 대형우량주의 반등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최근 증시에서 중소형주의 급락으로 자주 나타나는 특징적 현상 가운데 하나다.
어째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이런 의문점은 최근의 주가 궤적을 추적함으로써 어느정도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지난 3개월간 주가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준것은 무엇보다 당국의 통화운용이었다.지난해 11월실시된 한국통신 주식매각 입찰에 무려 1조4천억원이 몰려들면서 자금시장에 교란이 발생한 것이 통화정책을「온탕에서 냉탕으로」바꾸게 한 결정적인 계기였다.
이에따라 금융기관은 돈이 없어 야단이지만 가계(家計)부문엔 돈이 넘쳐 흐르는 심상찮은 조짐이 물가비상을 걸게했다.
또 연초의『물가방어를 위해선 금리도 포기할 수 있다』는 경기진정책으로 이어졌다.주식을 대량으로 사고 파는 기관들로부터 자금을 거둬들이고 경기도 브레이크를 밟는다는 데서 주가는 주눅들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11월8일 1천1백38.7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종합주가지수는 이후 속락세를 거듭,지난달 27일에는 9백7.05로 석달새에 2백31.7포인트(20.3%)내렸다.시장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12월1일 2% 추가된 외국인 주 식투자 한도확대가 시장의 질을 변화시킨 변곡점이 됐다.일반적인 예상과 달리한도확대 당일 하한가 투매사태가 빚어진 것은 시장참여자들에게 새로운 양상이었다.
『기관들이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피해야 한다.』당시에 나돈 증시의 유행어였다.한동안 시장을 지배했던 주식 내재가치에 의한 실적중심의 장세는 막을 내리고 이때부터 주가는 수급논리에 좌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시장관심이 이처럼 한쪽으로만 기운 결과 블루칩과 은행.증권주등 대형주는 12월 중순부터 장기추세선인 1백50일선을 밑돌기 시작,1월에는 3백일선 아래로 잠복하는 종목이 속출했다.반면 중소형주나 재료주는 수정주가평균을 웃도는 종목이 대부분이었다.수정 주가평균은 승승장구,11월8일 2만8천5백24원에서 1월20일 2만9천5백5원으로 3.4% 올랐다.
그러던 수정주가평균도 1월21일부터 급락세로 돌아섰다.개별종목의 약세를 알리는 신호는 이전부터 나타났다.재료주가 다수 포진하고 있는 제약주는 지난해 12월24일을 고비로 내리막 길에접어들었고,작전주의 대표격인 부광약품은 1월4일 12만5천원까지 올랐지만 1월5일부터 내리 하한가가 계속됐다.
결국 개별종목 급락은 수급사정에 의한 주가상승이 한계상황에 다다른 때문으로 볼수 있다.
반면 대형주 폭락이란 측면에서 보면「주가가 많이 내린 것보다더 큰 호재는 없다」는 격언대로 실적에 비해 주가가 싼 종목이양산된 것이 내재가 치를 되돌아 보게 했다.
기관물량이란 것도 주가가 꼭대기에 있을 때는 대기매물이라고 설명되지만 잔뜩 손실이 나 있거나 바닥을 벗어나는 최근 상황에선 유동물량 부족을 설명하는 변수중 하나가 된 셈이다.
〈許政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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