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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VG 마케팅’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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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5.26캐럿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달린 목걸이(드비어스) 5억8000만원, 금홍석으로 장식한 남성 시계(오데마피게) 4억6000만원, 다이아몬드 175개로 장식한 백금 라이터(듀퐁) 4500만원 ….
 
롯데백화점이 최근 최우수고객(MVG)들에게 보낸 상품 목록이다. 국내외 명품 브랜드의 한정 생산 제품만으로 구성한 ‘수퍼 리미티드 에디션(Super Limited Edition)’이다.

◆1%에 집중한다=롯데백화점은 24개 매장 롯데멤버스카드 회원 410만 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년간 매출 비중을 조사했다. 그 결과 상위 20% 고객이 전체 매출의 73%를 차지했다. 1%인 4만1000명의 매출 비중은 17%(약 9000억원). 특히 서울 소공동 본점의 경우 1%의 고객이 23%나 됐다.

이처럼 씀씀이가 큰 고객들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자 롯데백화점은 올해부터 아예 ‘1% 마케팅’에 집중하기로 했다.

신헌 상품본부장은 “1% 고객 중에서도 최상위 고객 1600명의 연간 구매액은 한 사람당 5000만원이 넘는다”며 “초우량 고객들의 구매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돼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 해 첫선을 보인 수퍼 리미티드 에디션도 그런 의도에서 나왔다. 가장 비싼 품목은 불가리의 7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로 무려 20억원을 넘는다. 800만원대 화장품 세트(후)나 400만원대 수제화(금강) 같은 국내 브랜드의 특별 생산 제품도 있다.

이들 제품 모두 국내에선 10개 이상 찾을 수 없는 희귀품이다. 조영제 판촉팀장은 “가격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상류층은 할인행사보다 소장 가치가 있는 한정 생산 품목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비공개 판매로 위화감 최소화”=롯데는 지난해 가을 세일 때부터 세일 이름을 ‘정통대바겐’에서 ‘프리미엄 세일’로 바꿨다. ‘정통대바겐’은 롯데백화점이 1979년 문을 연 이래 사용했던 명칭. 그러나 저가 이미지가 강해 지난해 가을 이름을 고치더니 올해부터는 아예 초우량 고객에게 맞춘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롯데는 한정 생산 품목 판매 외에도 골프대회, 요트파티, 승마교실을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다. 개인 비서처럼 상품을 골라주고, 잔심부름도 대신 해 주는 ‘컨시어지’ 서비스도 늘리기로 했다.
 
일부에선 롯데의 이런 전략에 곱지 않은 시각을 보인다. 직장인 송지은(31)씨는 “아무리 명품 고객이 늘고 있다지만, 집 한 채 값이 오가는 상품들을 보면 위화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 마케팅은 극소수에게 비공개로 실시해 위화감을 최소화하겠다”며 “초우량 고객에게 집중한다고 해서 대중적인 상품 구색이 줄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임미진 기자

◆MVG=최우수고객(Most Valuable Guests). 롯데는 약 3만 명의 MVG 리스트를 갖고 있다. 롯데는 올해부터 MVG도 프레스티지(연간 5000만원 이상 구매자), 크라운(4년 연속 MVG), MVG의 3등급으로 차등 관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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