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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훼손 불 보듯""낙동강 수질은 개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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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 11면

1.지난해 3월 독일 라인강에서 발생한 바지선 사고 모습.

상당수의 전문가와 환경단체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며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민간환경연구소인 ‘생태지평’의 박진섭 부소장의 설명을 통해 대운하 사업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환경문제를 짚어보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대운하 건설을 조언하고 있는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로부터 반론을 들어본다.

쟁점분석 - 환경

박진섭 부소장
배가 다닐 수 있도록 수심을 확보하고, 골재를 파내 건설비도 충당해야 하므로 강바닥 준설이 불가피하다. 물고기의 서식지이자 산란지인 강바닥을 파헤치면 생태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2.2002년 네덜란드 운하에서 적조·녹조 증가로 떼죽음당한 새를 치우는 장면.생태지평 제공

수심이 얕은 곳에서는 암반층까지 모두 파내야 한다. 수질오염도 문제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인데, 대략 30㎞마다 댐과 갑문을 만들어 물을 담아두면 녹조현상이 가중돼 혼탁한 호수가 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할 때 백두대간에 터널을 뚫거나 인공수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환경파괴도 심각하고 안전문제도 발생할 것이다. 20㎞가 넘는 터널 안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큰 문제다. 인공수로의 경우 수백m 높이의 고가수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비용이 2조4000억원 이상 추가될 것이다.

강변여과수를 취수하겠다면서 수질정화 작용을 하는 강바닥 모래를 파낸다는 것은 모순이다. 수도권 주민에게 보낼 물을 공급하는 팔당댐 취수구 앞을 배가 지나갈 텐데, 취수구를 북한강 쪽으로 옮기면 수량 부족으로 취수가 어려울 것이다.

박석순 교수
운하 건설에 환경 훼손이 발생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도로나 철도를 내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다. 한강·낙동강의 본류·지천을 다 감안한다면 전체 길이의 3% 정도만 준설하게 된다. 육상생태계와 달리 홍수가 한 번 나면 금방 회복된다.

운하 건설로 수질이 개선될 수 있다. 낙동강 수질이 나쁜 것은 물이 부족한 탓이다. 물을 채우고 거기다 준설로 바닥의 오염물질까지 걷어낸다면 물을 담아둠으로써 생기는 부정적인 요인을 뛰어넘을 것이다.

터널을 뚫으면 환경 훼손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터널 대신 속리산 위로 넘어가는 댐과 인공수로 건설 방안을 권하고 있다. 댐은 후손들이 필요없을 때 트면 되지만, 터널은 한 번 뚫으면 영구히 남기 때문이다.
계곡을 따라 인공수로를 건설하고 선박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강변여과수 방식을 추진하면 준설로 인한 문제가 별로 없다. 팔당댐 취수구를 양수리 쪽으로 옮겨서 하루 400만~500만t을 취수하고, 나머지는 강변여과수로 하면 해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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