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통합 民主 전당대회前까지 햇빛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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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이기택(李基澤)대표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야권통합의 시한을 전당대회전까지로 정했다.전당대회는 다음달 24일로예정돼 있으므로 시한은 채 한달도 남지 않은 셈이다.야권통합 성사를 위해 李대표와 동교동계는 그동안 나름대로 물밑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이 과정에서 일부 영입인사를 확정했고 신민당.
재야측과의 협상도 상당수준 진전을 보았다.
그러나 내막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보면 사정은 달라진다.암초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통합대상들과의 협상이 만만치않아 진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선 당대당(黨對黨)통합대상인 신민당이 집안 문제로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내분의 당사자격인 김동길(金東吉).박찬종(朴燦鍾)두 공동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했지만 대표권한대행 자리를 놓고 이번에는 한영수(韓英洙).김복동(金復東).박한상( 朴漢相)씨등이 싸우고 있다.지난 25일 비주류측은 韓.朴 두 최고위원을 권한대행으로 선출,선관위에 대표변경등록을 신청했다.
반면 주류측은 대표직무정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으름장을놓으며 박한상씨 대신 김복동씨를 고집하고 있다.민주당으로선 누구를 대상으로 통합협상을 벌여야할지 고민이다.당대당 통합 대신개별 입당쪽도 검토중이나 이럴경우 정당보조금문 제와 지역구 사정등에 걸려 동조의원이 3~4명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모양새를 구기게 되는 셈이다.
또다른 통합대상인 재야측도 간단치 않다.통일시대국민회의 김근태(金槿泰)의장은 27일 『그동안 접촉은 많았으나 구체적인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지구당위원장급 30여명을 결집해놓고 있는 재야는 서울.경기지역의 상당한 지분 을 요구하고있으며 일부는 당명 개정등도 내세우고 있다.게다가 재야측은 李대표가 군사정권에 참여한 사람도 받아들이겠다고 한데 대해서도 찜찜해한다.
JP변수는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다른 어려움을 모두 합쳐놓은 것만큼의 위력을 지니고 있다.당장 TK지역이 흔들리고 있다.박철언(朴哲彦).김복동씨등이 민주당에 대해 호의적 관망에서 중립적 관망으로 돌변했다.
당 내분이 일단락됐지만 李대표가 당내의 계파간 이해관계 속에통합의 조율사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에 대한 당내 의구심도 있다.이 문제는 이회창(李會昌)前총리나 조순(趙淳)前부총리등 외부인사 영입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일부 영입대상 인사들은 민주당의 현 모습을 정리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게다가 통합이라는 씨는 같이 뿌리지만 李대표와 동교동측은 정국구도와 관련,열매를 다르게 구상하고있다.민주당은 다음주께 李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야권통합추진위원회 를 공식발족시킬 예정이다.여러 난제들을 어떻게 추스를지 숙제가 아닐수 없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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