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교육계 핵심 이슈 '자율형 사립고' - 자율성 높이고 재정자립 고민 덜고…

중앙일보

입력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교육 개혁안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면서 자율형 사립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자의 공약에 따르면 현재의 자립형 사립고보다 정부의 규제를 줄이고 자율성을 강화한 새로운 형태의 자율형 사립고를 100개 늘린다. 자율형 사립고로 수요자의 수월성 교육 욕구를 충족시키고 고교 교육의 다양성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자율형 사립고가 올해 교육계의 핵심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획일화된 고교 과정 탈피
수월성 교육 욕구 충족

사교육 시장 확대
입시 과열 경쟁 우려도

■수월성 교육 기조로 전환=자율형 사립고 설립의 취지는 다양해진 교육 수요를 적절한 공급을 통해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의 규제를 줄이고 자율성을 강화한 새로운 형태의 자율형 사립고를 100개 만든다는 방침이다.
당장 올해부터 자율형 사립고 100개가 동시에 설립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일반고의 자율형 사립고 전환이나 기업체의 학교 설립이 저조할 경우 점차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김기현 링구아어학원 원장은 “일반 사립고에 현재 자립형 사립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학생선발·운영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해 단계적으로 자율형 사립고 100개 설립 공약을 운영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율형 사립고가 출범할 경우 입시 경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 원장은 “외고와 자립형 사립고를 포함하는 특목고와 새로 등장할 자율형 사립고가 최상위에서 경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외고·자립형 사립고·자율형 사립고 등이 수월성 교육을 맡게 되고, 일반 공립학교는 평준화 교육을 유지하는 선에서 고교 교육의 틀이 잡힐 수 있다. 한 자립형 사립고 관계자는 “자립형 사립고와 자율형 사립고, 자율형 사립고 간에 경쟁이 생겨 획일화된 고교 교육과정을 탈피하고 수월성 교육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교 입시는 외고 입시·자사고 입시·자율형 사립고 입시 등 세 가지 형태의 입시가 시작될 수 있다. 이 경우 최상위 학생뿐만 아니라 전체 학생 중 30% 정도의 중상위권 학생도 입시 경쟁에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사교육시장에서 고입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자율형 사립고 설립 등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가 입시 과열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반 사립고·기업체 관심=부산·울산지역에서는 재정상황이 좋은 사립고교를 중심으로 자율형 사립고 전환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이 탄탄한 전통 사립고들은 그동안 위기감이 강했다. 외국어고·자립형 사립고를 비롯한 특목고에 밀려 2류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최근 부산·울산지역에서도 좀더 나은 교육을 받으려는 학생·학부모들의 욕구가 더욱 강해졌고, 이는 특목고 입시 경쟁률 상승 등으로 강하게 표출됐다. 전통 사립고들의 고민이 깊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들 일반 사립고들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교육 개혁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자립형 사립고의 재정·조직·교육프로그램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학 재단 입장에서 자율형 사립고는 파격적 제안일 수 있다. 자율권은 갖되 재정 자립에 대한 고민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업체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당선자의 대학 동기인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지난해 말 중국 방문 때 자율형 사립고를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바 있다.
 
■자립형과 자율형 사립고의 차이점=자립형 사립고는 학교 운영의 전권을 사학 재단이 갖지만 정부 재정 지원 없이 등록금과 재단 의무 전입금으로 운영한다. 등록금은 일반 고교의 3배 정도다.
재단 의무 전입금이 학생 등록금의 20%나 돼 재단의 부담이 크다. 현재 자사고의 경우 매년 수십억 원을 학교 운영비로 쏟아붓고 있다. 교육 기자재와 우수 교사 유치 등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에 민족사관고 등 6개의 자립형 사립고가 시범 운영되고 있다. 부산에는 해운대고, 울산에는 울산현대청운고가 운영되고 있다.
반면 자율형 사립고는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되 학생 선발·학교 운영에서 자율권이 크게 확대된다. 정부에서 재정 지원을 하므로 재정 능력이 떨어지는 사학 재단도 자율형 사립고로의 전환이 어렵지 않다.

프리미엄 김관종 기자 istorkim@joongang.co.kr
도움말=김기현 링구아어학원 원장, 박수한 서구 대성학원 원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