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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엔지니어링 창시자 마이클 해머 박사 경연요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능률협회 초청으로 내한한 리엔지니어링 창시자 마이클 해머(46)박사는 17일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 볼룸에서 국내 금융기관.기업체의 경영진등 1백50여명을 대상으로 「리엔지니어링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주제의 강연회를 가졌다.
다음은 마이클 해머 박사의 강연내용 요약.
리엔지니어링은 품질.비용.이익.서비스등 기업의 핵심 경영성과를 점진적이 아닌 획기적인 정도로 향상시키기 위해 기업운영체계를 과감히 뜯어고치는 것이다.
83년 미국 3대기업으로 꼽혔던 IBM.GM.시어즈가 10년이 지난 93년 골칫덩어리인 「공룡기업」으로 전락한 것은「변화」에 무뎠기 때문이다.IBM은 컴퓨터시장이 PC중심체제로 변하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고 GM은 일본과 한국산 자 동차를 얕보고 거만한 경영을,시어즈는 할인을 주무기로 한 가격파괴 유통회사들의 등장을 내다보지 못했던 것이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기업들이 자랑하는 브랜드만 가지고도 장사를 곧잘 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브랜드 성가는뒤지지만 품질에 차이가 없으면 소비자들은 브랜드보다는 「가치」중심의 실질적인 구매패턴을 보인다.
어제의 성공이 내일을 보장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특히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으로 세상은 단일시장이 됐다.품질이나서비스경쟁도 세계수준이 안되면 살아남을 수 없다.이같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기업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기업들은 어떻게리엔지니어링을 할 것인가.
미국 프랜터 캠블이란 소매체인의 사장은 93년 『지금의 우리회사가 없다고 생각하자.우리와 같은 회사를 신설한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전제아래 기업운영 방식을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만들었다.이 회사는 이를 통해 판매가격을 획기적으로 낮 춰 막대한 수익을 올렸음은 물론이다.
리엔지니어링의 출발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것이다.공장증설을 안해도 증설과 같은 매출액 증대효과를 거두는 작업이다.IBM신용판매회사는 신용판매 결정을 내리는데 6일이나 걸렸다.그러나 지금은 단 두시간만에 이 일을 모두 처리해 줘 고객들로부터대단한 평가를 받고 있다.
시간을 단축한 것은 신용조회에서 결정단계에까지 넘어가는 서류인계과정에서 시간을 끌고 있다는 간단한 체증요인을 간파한 것이다.이 회사는 이 결과를 토대로 모든 거래를 전담하는 창구를 따로 두고 나머지 인원은 스태프로 활용하는 팀제 방식을 운영해사람수도 줄이고 더 많은 일을 재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신용판매업무의 95%가 단순작업이고 나머지 5%만이 전문가가 처리할 일이라는 점이다.물론 중간관리층의반발에 부닥쳤지만 일(비즈니스)중 심으로 조직을 개편한 결과 조직원들에게 회사일을 거시적으로 꿰뚫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지금은 오히려 리엔지니어링의 성과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외식업체인 타코벨社는 전체매장의 70%가 주방이고나머지가 식당이었다.그러나 부식을 외주업체에 과감히 넘겨 주방면적을 거꾸로 전체의 30%로 바꿔 놓았다.
이에따라 주방의 많은 인력을 서비스부문에 가담시켜 고객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고 매출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생각을 바꾸면예상보다 더 큰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다.
『리엔지니어링은 새로운 게 아니다.비인도적이다』라는 등의 비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그처럼 비판하는 사람들은 리엔지니어링을 통해 성공한 기업들로부터 그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다만 나라마다의 기업문화에 따라 리엔지니어링 도입 방법은 다르겠지만 일시적인 변화에 만족하지 말고 꾸준히 시대흐름에 맞게 기업의 운영체계를 탄력적으로 끌고 가야한다.그 일은 최고경영자의 몫이다.
高允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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