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송별회만 남은 민주당-李대표,퇴진.脫黨일정 계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주당은 파장분위기다.협상은 결렬됐고 이기택(李基澤)대표의 사퇴는 시간만 남았다.17일 동교동계를 비롯한 반(反)李계열은李대표없는 대표실에서 대행체제준비등 후속대책을 논의했다.
○…李대표는 이날도 당사에 출근하지 않은채 시내에서 잠행(潛行).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을 꺼려 이틀째 시내 호텔에서 투숙했다. 李대표의 비서진도 16일까지는 당사에 출근했으나 이날은 아예 모습을 보이지 않아 대표실은 적막강산이다.여직원들만이 불안한 표정으로 손님을 맞는 모습이다.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그동안 실낱같은 희망이 있었지만 이제는 기적만 바란다』며『솔직히 이제는 정리의 시간이 아닌가 판단한다』고「상황종료」를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李대표는 대표직사퇴.탈당.신당창당을 동시에 선언할 것이라는 공보비서의 말과는 달리 시차를 두는 쪽으로 방침을정한 인상이다.이는 대표사퇴때까지 조기경선 관철을 위한 카드로활용하고 그래도 안될때 탈당한다는 계산에서 나 온 대책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전날 저녁 통일산하회 의원들 모임에 참석한 자리에서『가까운 시일안에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그러면서『현재로서는 탈당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그러나 李대표는 내부적으로는 신민당 소속 일부의원들과도 접촉하고 있다.
이날 모임에는 李대표를 비롯한 현역의원 15명이 참석했다.모임을 마친후 강창성(姜昌成)의원이 『조기경선 관철요구를 거듭 확인했다』고 발표했다.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대표사퇴와 탈당에 대한 반대의견도 있었다.
○…동교동계는 17일부터 李대표에 대한 설득노력을 포기하고 결별이후의 대책마련에 착수하는 모습이다.
협상창구인 한광옥(韓光玉)최고위원은 이날 처음으로 『끝난 것같다』며 희망이 없음을 실토했다.전날 밤 李대표의 북아현동자택에서 李대표와 김정길(金正吉)前의원.韓최고위원 3자가 얼굴을 맞대고 최종절충을 시도했으나 결렬됐고 이 직후 韓.金 두사람간접촉이 한번 더 있었으나 더이상의 접촉이 무의미하다는데 양측이모두 동의했다.
이에따라 동교동계는 17일 아침 최고위원및 고문단간담회와 내외연(內外硏)회의를 연속 소집해 당무를 거부하고 조기경선을 요구하는 李대표를 성토했다.
그러나 당초 예정했던 대표 유고 결정및 대행체제로의 전환등 즉각적인 대응은 유보했다.이는 결별이후의 책임논쟁을 의식,『몰아내려고 했다』는 비난을 피하려는 취지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동교동계의 소장의원들은『해당행위를 한 대표를 아예 제명시켜야한다』『당에 대한 애정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이럴 수 있겠느냐』며 흥분하고 있다.
한편 동교동은 새 대표최고위원 선출절차에 대한 당헌 검토에도착수했다.
○…李대표의 사퇴가 확실시되자 새 대표자리를 노리는 각 계파의 모색도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비주류의 김상현(金相賢)고문은 즉각 자신의 조기경선주장을 철회하며 동교동에 유화제스처.
그는 이날 오전 긴급성명을 통해『당의 분열을 막기위해 2월 전당대회에서의 당권경선을 포기하겠다』고 선언.이어『임시전당대회를 열어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당헌을 개정하고 8월경선까지 李대표가 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하자』고 제안했 다.
김원기(金元基)최고위원과 정대철(鄭大哲)고문등도 김대중(金大中)아태평화재단이사장과 李대표의 동향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자파의원들과 대책모임을 갖는등 결별이후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金敎俊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