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3生이 英文소설 출간-宋元濟군 "BOYRAN"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열다섯살짜리 중학생이 영문으로 장편소설을 쓰고 이를 어머니가우리말로 번역해 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주 영어판과 한국어판으로 동시에 출간된 『Boyran』(中央日報社 刊)의 저자 송원제(宋元濟.가원중3)군과 어머니 전혜성(全惠晟.42)씨.
宋군이 영어로 소설을 쓰게 된것은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10여년을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우리말보다 영어에 더 익숙해졌기 때문.어머니 全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대사관에서 통역을 한 경력의 소유자다.『아들의 생각을 너무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번역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宋군이 2개월만에 써낸 원고지 8백장 분량의 『Boyran』은 중학생이 썼다고 믿기지 않을만큼 언어사용능력이나 상상력에서천재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Boyran』은 지구에 나타난 외계종족과 지구인의 싸움을 가상한 환상소설.지구를 내습한 외계종족의 잔인한 살육끝에 살아남은 소년 보이란을 포함한 다섯명이 이들을 물리치는 과정이 이야기의 축을 이룬다.
이 소설의 매력은 『네버엔딩스토리』처럼 끊임없이 작은 이야기들이 이어져 연쇄적으로 흥미를 유발시키면서도 시적 이미지들이 일관된 흐름을 유지시켜 주는데 있다.
그러나 宋군은 한번도 스스로를 천재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한다.자기는 성적이 남다른 것도 아니고 또래들처럼 서태지와 야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중학생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고있다.학교 영어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것은 2년동안 두번뿐이고 얼마전엔 79점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평소생활을 묻는 질문에 『부모님이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공부는 하고싶을때 하고 남는 시간엔 소설도 쓰고 좋아하는 걸 한다』고 대답한다.
1백68㎝.68㎏의 건장한 체격에 야구.수영.농구등에 능한 스포츠맨이기도 한 宋군은 『앞으로도 소설을 쓰겠지만 직업적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한다.
어머니 全씨는 『학교성적에 집착하지 않고 본인의 뜻에 따라 상상력과 재능을 살려주는 방향으로 교육을 해왔다』고 말했다.
〈南再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