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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낸 광림기계 전종업원 求社의지-특근.철야근무 자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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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충북청원군현도면 광림기계 종업원들이 지난 11일 닥친 부도충격에도 불구하고 『생산중단은 있을 수 없다』며 철야작업도 마다하지 않는 등 구사(救社)의지를 다지고 있다.
4백70여명에 이르는 광림기계 종업원들은 11일은 물론 12,13일에도 밤9시까지 특근을 했으며 일부 조립라인 근무자들은여느때처럼 철야작업까지 했다.
또 종업원들은 14일이 원래 쉬는 날인데도 정상출근해 3시까지 조업을 했다.
채권자들의 무단출입으로 인한 생산혼란을 막기 위해 출입문마다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출입통제하는 것외에는 표면적으로 달라진 게 없다.
작업에 임하는 자세도 자못 비장해 휴식시간도 줄이고 잡담도 삼가는 등 생산성을 극대화하는데 모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미 주문받아 놓은 제품을 하루라도 빨리 납품해야만 자금회전에 숨통이 트이고 정상화의 기틀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기계조립라인의 조민식(曺珉植.26)씨는 『종전보다 더 열심히일해야 살아난다는 공감대가 직원들간에 형성돼 있어 결근자나 동요는 전혀없고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사운동의 주축은「불불조(不不組)」.이는 91년부터 회사에 대해 보이지 않게 싹터오던 불평.불만을 하나의 공식적인 조직을통해 공개수렴함으로써 회사발전의 밑거름이 돼보자는 취지에서 생산팀별 10~12명 단위로 조직된 일종의 분임조 다.
전체숫자는 40개로 부도직후 철야회의를 통해 구사대 조직으로개편됐다.
행동강령으로 ▲정시 출퇴근▲제품출하 엄격통제▲회사보호▲상여금포기 및 임금지급유보 등이 채택됐다.
공영호(35)총무과장은『부도전 임금이 석달치나 밀린 상황인데도 지난해 11~12월 2개월간 생산실적이 평월보다 20%가량향상됐다』며 『광림가족들의 저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른바「무소유의 경영철학,독특한 노사화합 분위기,높은 생산성과 고속성장」등으로 유망 중기업의 전형으로 평가받아온 광림은 경쟁업체의 견제와 관납시장의 위축,이에따른 자금난 심화로 부도를 냈었다.
광림은 그러나 현재 청소차 15대,무정전 공사차 11대 등 1백여대의 주문(70억~1백억원대)을 받은 상태여서 소생 희망이 있다고 믿고 있다.
현재 광림경영층은 이같은 구사운동을 통해 정상화 기반을 다진뒤 대기업에 인수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淸原=安南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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