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기상이야기>눈오는날 포근함 눈구름생길때 응결熱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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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전국 74개 대학의 본고사.면접일이었던 지난 13일은 입시추위와 겹쳐 눈까지 내려 극심한 교통혼잡으로 무더기 지각사태가 우려됐다.
그러나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고 얼어붙은 눈으로 막힌 도로를 피해 전철을 이용한 지혜로운 대처로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제시간에 시험장에 도착,무사히 시험을 치렀다.
그런데 이날 영남지방에는 전혀 눈이 내리지 않았다.
이처럼 겨울철에 서해안과 호남지방에는 눈.비가 자주 오나 영남지방은 맑은 날씨를 보이는 것을 관찰한 우리 선조들은 『겨울산이 울면 눈이 온다』는 속담을 만들어냈다.
겨울철에 발달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접근해 오면 바람이 강해지는데 서해를 거치면서 습기를 머금은 이 바람이 해안에 도착,산을 넘을 때 진동음으로 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
산이 운다는 것은 이 현상을 말하는데 이 정도로 강한 바람이면 산을 타고 오를 때 단열냉각으로 응결이 일어나 구름을 형성,눈이 내리게 된다.
또 『눈오는 날 거지 빨래한다』는 속담이 있다.
이것은 눈 오는 날은 포근하기 때문에 옷을 제대로 입지 못한거지도 빨래할 수 있다는 얘긴데 눈오는 날 춥지 않은 이유는 눈구름이 생성되면서 응결열을 내놓고 구름낀 날은 지표면의 복사냉각열이 구름속에 머물러 있어 기온 하강을 막아 주기 때문.
선인들의 통찰력이 새삼 되새겨지는 때다.
〈朱宰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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