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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대중음악 시상식 잣대 바로 세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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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팝음악의 세계적인 축제인 미국의 그래미상(Grammy Award)처럼 우리에게도 화려하면서도 권위있는 가요시상식이 존재할 수 있을까.'한국판 그래미상'을 표방한 새로운 가요 시상식이 열린다. 시민단체인 문화연대가 주최하고 음악 평론가 및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제1회 한국대중음악상'이 다음달 17일 성균관대 6백주년 기념관에서 베풀어진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위원장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연말마다 시행되는 방송사나 스포츠 신문의 가요 시상식은 음악적 부문에 대한 평가 없이 주로 인기나 자사 기여도로 수상자를 선정해 물의를 빚어왔다"며 "주류.비주류를 모두 포함시켜 실력있는 뮤지션들이 제대로 평가받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새로운 음악상을 만들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선정위원인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1980년대 조용필씨나 90년대 김건모씨가 가요 대상을 받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비난이 많진 않았다.

그러나 최근엔 가요 기획사 간의 나눠먹기식 공동 수상이 횡행하면서 가요상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 대안적인 시상식의 제정이 시급해졌다"고 말했다.

대중음악 평론가와 음악전문지 편집장 및 음악담당 기자.PD 등 모두 17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들은 2003년 한 해 동안 발매된 모든 대중음악 음반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오는 28일 분야별로 5개의 후보를 추려낸다. 이어 네티즌의 온라인 투표(20%)를 다음달 16일까지 시행한 뒤 선정위원들의 최종 심사(80%)를 합산해 수상자를 행사 당일 발표한다. 김창남 교수는 "가수 위주의 기존 시상식에서 벗어나 음반과 곡 위주로 시상할 예정이다. 음반 판매량과 가요 차트 순위 등을 염두에 두지 않아 일반인에겐 낯선 언더그라운드 밴드가 수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종합.장르.특별 분야 등 시상은 크게 세 분야로 나뉘며, 세부적으로는 올해의 앨범.노래, 최우수 록음악 등 모두 14개 부문을 시상한다.

선정위원회 측은 "힙합과 R&B(리듬 앤드 블루스)는 본래 흑인 음악으로 분류되지만 한국적 상황을 고려해 댄스와 발라드 분야로 나누었다. 크로스오버(둘 이상의 장르가 결합된 음악) 분야는 대중성을 띤 재즈.뉴에이지.국악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사회와 수상자 발표는 연예인이 아닌 가수에게 맡겨 음악인들의 잔치로 꾸밀 예정이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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