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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내 편 들면 나는 매일 여러분 곁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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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오후 인구 12만 명의 소도시인 시더 래피즈. 민주당에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각각 대규모 유세전을 벌였다. 힐러리는 커크우드 시립대학 체육관에서, 오바마는 참전기념관에서 연설회를 열었다.

 청중의 숫자는 각각 1000여 명에 달했고, 유세 열기도 똑같이 뜨거워 세(勢)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그러나 청중의 면면에선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힐러리의 유세장엔 중·장년층, 특히 남성보다 여성이 눈에 많이 띄었다. 오바마의 연설장엔 젊은이들이 많이 몰려들었다.

 힐러리는 “여러분이 (3일) 하루 저녁만 내 편을 든다면 나는 대통령으로서 매일 여러분 곁에 있을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청년층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오바마는 “젊은이들, 학생들은 투표하러 나오지 않는다는 편견을 부디 깨 달라”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아이오와의 유세 대결은 이날로 끝났다. 각각 8명의 민주·공화당 대선 주자는 1년 가까이 표밭을 다져온 이곳의 성적표를 3일 밤 받아 보게 된다. 마이클 마우로 아이오와주 국무장관 겸 선거관리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3일 오후 9시∼9시30분(한국 시간 4일 낮 12시∼12시30분)이면 주 전체의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월 4일자 1면 보도)

 ◆조그비 조사, “누가 이길지 몰라”=2일 발표된 조그비의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이나 공화당에서 누가 승리할지 아직까지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민주당의 경우 힐러리와 오바마가 지지율 28%로 동률을 이뤘고,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이 26%로 그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공화당에선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28%)가 선두를 지켰으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26%)가 오차 범위 내에서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누굴 지지할 것인지 정하지 않은 부동층이 4분의 1에 달한다. 2004년 대선 때도 21%의 유권자가 막판 사흘 동안 지지 후보를 결정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후보들은 2일 TV 광고를 집중적으로 내보내 막판 표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힐러리는 경험과 경륜을, 오바마는 변화와 통합을 강조했다. 이날 36시간 마라톤 유세를 마친 에드워즈는 중산층을 살리겠다는 약속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실직한 공장 노동자를 내세운 광고에서 자신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에게 ‘네 아버지의 일자리를 위해 싸울 사람은 바로 나’라고 얘기할 수 있는 후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유세엔 청중 안 몰려=허커비는 2일 메이슨 시티 등을 돌면서 장기인 기타 연주 솜씨를 선보였다. 그는 명랑한 목소리로 “나는 내일 여러분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것”이라고 말했다. 롬니는 베텐도르프 등에서 “세금을 깎고,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으며, 불법 이민이 초래한 도전을 극복하겠다는 게 나의 약속”이라며 “이걸 하면 우리 경제는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의 얘기를 듣는 청중의 숫자는 초라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신문은 “오바마의 코랄빌 유세엔 1500여 명, 힐러리의 시더 래피즈 유세엔 1000여 명이 몰렸으나 롬니가 한 초등학교에서 개최한 유세엔 75명 정도밖에 모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지지층 끌어내는 아이디어 백출=힐러리 측은 3일 눈이 올 가능성에 대비해 600여 개의 삽과 상당량의 제설제를 지역별 조직에 나눠줬다. 또 지지자를 차에 태우고 코커스 현장에 갈 운전자로 4500여 명을 지명했다. 오바마 측은 5만 명 이상에게 전화를 걸어 코커스 참여를 독려했고, 이 중 5000여 명은 참여를 확답했다고 밝혔다. 롬니 측도 2일 하루 동안 유권자에게 2만5000통의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기상 예보에 따르면 3일 날씨는 맑으나 매우 춥다. 코커스가 시작되는 저녁엔 기온이 화씨 19도(섭씨 영하 7도)로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디모인(아이오와)=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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