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프린터·소형가전 … ‘소음 잡기’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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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냉장고·세탁기 같은 백색가전에 이어 컴퓨터·프린터 등도 ‘소음 잡기’ 경쟁에 나섰다. 텔렉스나 도트프린터처럼 시끄러운 사무기기가 퇴출되면서 사무실이 조용해졌다. 또 가정에서도 컴퓨터를 영화나 음악 감상에 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조용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 ‘팬 소음을 잡아라’=삼보컴퓨터는 3일 소음을 25데시벨(㏈) 이하로 낮춘 ‘루온 크리스탈’을 선보였다. 문홍일 마케팅팀 부장은 “바람이 잘 통하도록 내부의 선을 없애 회전 속도가 낮은 팬 하나만으로 CPU·그래픽카드 같은 부품을 모두 식힐 수 있다”고 말했다. 노트북처럼 어댑터로 전기를 공급해 파워에 들어가는 팬도 필요 없다. 컴퓨터에서 팬은 가장 시끄러운 부분이다.

중국의 PC 제조업체 레노버도 지난해 말 에너지 효율이 높은 부품을 사용해 소음을 5㏈ 줄인 데스크톱을 내놓았다. 효율이 높을수록 열이 덜 나기 때문에 팬 숫자와 회전수를 줄일 수 있다. 피터 슈라디 부사장은 “조용한 PC는 쓰기에 편할 뿐 아니라 에너지 소모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 환경친화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후지쯔는 탈착이 가능한 ‘먼지 필터’를 장착한 노트북 PC를 선보였다. 팬에 먼지가 끼면서 시끄러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거실에서 영화 감상 등에 사용하는 패밀리컴퓨터(FC)라는 개념으로 소니가 지난해 내놓은 원통형 디자인의 VGX 시리즈도 하드디스크 등을 정교하게 설계해 진동과 팬 소음을 최소화했다.

◆소형 가전도 무소음 경쟁=프린터 시장을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키우고 있는 삼성전자는 컬러 레이저프린터 분야에서 독자적인 소음 대책을 세웠다. 기존 제품은 여러 개의 토너 카트리지를 원통형 드럼에 장착해 소음이 심했다. 삼성전자는 토너 카트리지 4개를 드럼과 별도로 장착해 소음 수치를 48㏈로 낮췄다. 또 샤프전자는 최근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20㏈)보다 조용한 정음모드(14㏈) 기능을 탑재한 공기청정기를 선보였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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