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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오바마 “내가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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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중앙일보 이상일 워싱턴 특파원<右>이 1일 미국 아이오와주 브루클린의 한 중·고교 강당에서 아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위해 선거연설을 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취재한 뒤 함께 사진을 찍었다.

 아이오와는 눈으로 가득 덮였다. 미국 민주·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주별 경선이 가장 먼저 실시되는 곳이다. 경선을 이틀 앞둔 1일(현지시간) 빙판 길에도 불구하고 대선 주자들이 가족을 총동원해 외곽의 작은 마을을 누볐다.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위해서는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 88세 노모와 딸 첼시(27)가 나섰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딸 말리아(9)와 사샤(6)도 아빠 손을 잡고 연단에 등장했다.

(1월 3일자 18면 보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이틀 앞둔 이날 소도시 브루클린 주민 앞에서 열변을 토했다. 오후 7시 아이오와 주도(州都) 디모인에서 동쪽으로 112km쯤 떨어진 브루클린의 건스니 맬콤 중·고교 강당엔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250여 명의 주민이 모였다.

 “힐러리는 세계 일류의 변혁가(world’s top-class change maker)입니다. 경험 많은 그녀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은 훨씬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겁니다.”
 클린턴은 50여 분간 원고는 물론 메모 쪽지도 보지 않고 힐러리를 치켜세웠다. 클린턴 지지자라는 밥 라치나(53)는 “그가 8년간 대통령을 해서인지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설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이날 오전 디모인의 루스벨트 고교 체육관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그는 매우 고무돼 있었다. 이 지역 최대 신문인 디모인 레지스터 여론조사에서 자신(32%)이 힐러리(25%)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유세에서 “이제 특별한 일(아이오와 코커스 승리)이 일어날 것이며, 10개월 뒤(11월 4일 대선)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기염을 토했다. 그는 찬조연설을 한 부인 미셸을 가리켜 ‘미국의 차기 퍼스트 레이디’라고 불렀다.

 힐러리 진영에선 디모인 레지스터 조사 결과가 민심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CNN·오피니언 리서치 조사에서 힐러리(33%)가 오바마(31%)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고, 조그비 조사에서도 힐러리(30%)가 오바마(26%)보다 높은 지지율을 올렸다는 걸 열심히 홍보했다. 부동표를 흡수하기 위해서였다.

 공화당에선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와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중 누가 승리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디모인 레지스터 조사에선 허커비(32%), 롬니(26%) 순이었으나 CNN과 오피니언 리서치 조사에선 롬니(31%), 허커비(28%)로 순위가 바뀌었다. 박빙의 승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아이오와의 선거 열기는 혹한을 녹일 정도로 뜨거웠다.

브루클린(아이오와)=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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