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앞서뛴다>(주)키마메카트로닉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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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폐 사용 자동판매기를 이용해 본 사람은 돈을 투입구에 제대로 넣었는데도 돈이 자꾸 되돌아나와 짜증이 났던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지폐식별기가 수입품이어서 한국 돈의 특성을 인식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하지만 한 중소업체가 지폐식별기를국산화함으로써 앞으로 이런 짜증을 덜게 됐다.
지난해 5월 설립된 ㈜키마메카트로닉스(대표 林寅善)는 그동안전량 일본에서 수입해왔던 지폐식별기를 개발해 지난해 10월부터월 5백대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이 회사제품은 1천원권 전용인KMB-1000과 1천.5천.1만원권 모두 사용이 가능한 KMB-3000 두 모델.
『일제수입품은 위조지폐를 가려내기 위해 지폐의 자기(磁氣)성분을 확인하는 방식에 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지폐 일부분에 입력된 자기 성분을 정확하게 읽지 못하면 돈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경우가 많습니다.이에 비해 우리 회사 제품은 돈 의 지질과 전체적인 인쇄상태등을 전기적 신호로 분석해 위조지폐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을 이용해 인식률이 앞섭니다.』 林사장은 그동안 제품성능 확인 결과 자사(自社)제품이 어떤 위조지폐도 완벽하게 가려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짜 돈을 받아들이는 입수율도 95%이상 나왔다고 밝혔다.
林사장은 제품개발을 위해 회사를 설립하기에 앞서 93년2월부터 3억2천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투입했다.기술개발은 전세계 지폐식별기 물량을 독식하다시피 하는 일본 업체들이 핵심기술이전을 회피하는 품목이어서 어려움이 컸다.일본 산요.다카미사와등의 제품을 면밀히 분석해 특허를 피해가는 한편 제품의 소형화와 가격인하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수입품은 무게가 3㎏이나 나가지만 우리 제품은 7백g이고 크기도 3분의1 정도에 불과합니다.제품이 작은만큼 지폐를 인식하는 시간도 0.7초로 수입품의 절반 수준이고 가격도 수입품의60% 수준으로 낮추게 됐습니다.』 林사장은 이같은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일본에 5백여대를 수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키마메카트로닉스는 앞으로 현재 40%인 전자부품의 국산화율을80%로 높여 20만원인 KMB-1000과 70만원인 KMB-3000의 가격을 20% 낮춤으로써 수입품과의 가격격차를 더 벌려나갈 계획이다.이 회사는 올해 매출목표를 3 0억원으로 잡아놓고 있다.
〈車鎭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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