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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전국 곳곳 해맞이 인파 180만 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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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1일 오전 7시31분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구름을 뚫고 수평선 위로 새해의 첫 해가 치솟았다. 2008년 무자년(戊子年)의 시작을 알리는 붉은 해를 지켜보던 60만 명의 시민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밝게 덕담을 나눴다. 시민들 위로 경찰 헬기와 소방 헬기가 오색 꽃가루를 뿌렸고, 바다에선 선박 30여 척이 오색 분수를 뿜어내며 축하 퍼레이드를 펼쳤다.

전국 최대 규모의 ‘2008 해운대 해맞이 축제’가 열린 해운대 해수욕장에는 오전 5시부터 전국에서 해맞이 인파가 몰려 2㎞에 이르는 백사장, 달맞이 고개, 동백섬을 가득 메웠다. 해맞이 관광객들은 해가 떠오르자 소망을 적은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내기도 했다. 이날 모인 60여만 명은 지난해보다 25%쯤 늘어난 인파였다.

같은 날 0시 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열린 서울 종로 보신각 일대. 체감온도 영하 10도를 넘는 맹추위에도 10만여 명의 시민이 길거리에 나와 새해를 맞이했다.

보신각에 나온 정사랑(여·27·대학원생)씨는 “대선 과정에서 벌어졌던 갈등과 혼란을 접고 이명박 정부가 우리 사회를 풍요롭고 활기차게 끌고 나가길 기대한다”며 “청년 실업 해결, 경제 살리기 같은 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많이 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벌어진 제야와 해맞이 행사에는 새해 소망을 품은 시민이 운집했다. 올해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성장을 기대한 탓인지 기온이 뚝 떨어진 날씨에도 지난해보다 인파가 늘어났다. 전국 120곳에서 열린 새해맞이 행사에 183만7000여 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경찰 추산). 지난해 167만5000여 명(105곳)에 비해 9.7% 늘어났다고 한다.

◆한파 속 강원도에 40만 명=한반도에서 가장 해가 빨리 뜬다는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 수평선에 깔린 구름 사이로 붉고 활기찬 태양이 솟아오르자 시민 대표 2008명이 국운 상승과 자신의 소망을 기원하며 ‘희망의 화살’ 2008발을 쏘아 올렸다. 지난해보다 1만여 명이 많은 5만 명의 해맞이 인파가 몰렸다. 두 딸·남편과 해맞이에 나온 박연희(46)씨는 “새 정부가 출범하는 올해 우리 경제도 간절곶 해맞이처럼 질서 있고 내실 있게 성장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 대보면 호미곶에는 10만 명이 나와 뜨는 해를 보며 한 해를 설계하는 모습이었다. 포항시는 일출에 맞춰 고대신화의 세 발 달린 까마귀 삼족오를 형상화한 가로 20m, 세로 50m 크기의 초대형 연과 새해 소망을 적은 2008개의 작은 연을 띄웠다. 주부 김인숙(42·대구시 북구 복현동)씨는 “일반 서민들의 삶이 한결 나아지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동해안 해맞이 명소에는 40만여 명이 찾았다. 강릉 경포해수욕장과 정동진에는 이른 새벽부터 20여만 명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속초해수욕장에는 7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왔다. 지난달 31일 밤부터 정동진에서 각종 공연을 보며 해가 바뀌기를 기다린 관광객들은 이날 자정 모래시계가 회전하자 환호성을 질렀다. 최북단 동해안에 위치한 고성 통일전망대의 세계평화 해맞이 축제에 참석한 관광객들도 남북 통일과 세계 평화를 기원했다.

동해휴게소에서 해맞이를 한 김희숙(51·강릉시 입암동)씨는 “올해는 그동안의 갈등이 봉합되고 국민 생활이 좀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충남 당진군 왜목마을에는 3만여 명이 몰렸다. 태안 기름 유출 사고의 여파로 지난해보다 약간 줄었지만 소원을 쓴 희망 풍선을 날리며 새해를 맞았다.

 세계에서 가장 긴 33㎞의 새만금 방조제가 시작되는 전북 군산시 비응항에도 굵은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1500여 명이 모였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착공된 지 18년째를 맞은 새만금이 지난해 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더 이상의 갈등 없이 사업에 속도를 내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부산=김상진 기자, 전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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