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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종량제 百態-지역정보지에 공짜물건 폭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종량제가 1일부터 전면 실시되면서 새로운 생활풍속도가 나타나고 있다.
알뜰 주부들은 쓰레기량을 줄이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고,업소들도 이에맞춰 판매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4인용 소파 5년사용 무료,2백ℓ 냉장고6년사용 무료,2단책상 4년사용 무료….』 최근 수도권지역에서 발간되는 지역생활정보지의「팝니다」코너에는「무료」를 앞세운 물건이 부쩍 늘었다.
서울양천구목동에 사는 주부 李모(32)씨도 대형 가죽소파를 새로 장만한 뒤 낡은 소파의 처리문제를 고심하다 생활정보지에 무료로 내놓았다.
친지에게 넘겨주자니 헌 것이라 미안하고 버리자니 아깝기도 하지만 수수료를 5천원이나 물어야 되는데다 동사무소에 연락해야 되는 등 번거롭기 때문이다.
서울관악구신림동 李모(29)씨는 최근 냉장고를 새로 구입하면서 대리점에헌 냉장고와 포장박스 등을 회수해가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따라 최근 가전제품 대리점에는 헌 냉장고와 포장쓰레기가 가득 쌓여있다.가정에서 피자를 주문할 경우 피자판만 받고 종이상자.겉포장은 몽땅 가져가도록 요구하는 사례까지 늘었다.
가정에서의 대표적인 감량화작전은 재활용품 분류.
서울중랑구면목동 金모(38)씨는『평소 우유를 마시고 종이팩을그냥 버렸으나 지금은 우유팩을 펴서 말린 뒤 집안의 재활용품함에 넣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서초구방배3동 대우아파트의 崔모(37.회사원)씨는『종이와캔류의 재활용 쓰레기통을 따로 만들어 방안에서부터 일반쓰레기와분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쓰레기의 부피 줄이기도 중요해져 서울강남구개포동 朴모(32.
여)씨는 주방 싱크대에 모기장천을 설치해 남은 음식물 찌꺼기를짜낸 뒤 비닐봉지에 담는다.
朴씨는『물기를 빼니 종량제 규격봉투가 조금 찢어지더라도 물이흐르지않고 부피도 상당히 줄어든다』고 말했다.
朴씨는 또 일단 비닐봉지에 쓰레기를 모아두었다꼭꼭 눌러 부피를 줄인뒤 규격봉투에 담는다.
서울마포구창전동 주부 徐모(29)씨는 아예 구입때부터 쓰레기발생요인을 없애기 위해 치약이나 장난감을 살 때 그자리에서 포장지를 벗겨내는 새 습관을 도입했다.마늘을 살 때도 1백g에 6백50원으로 생마늘보다 20%가량 비싼「깐마늘」 을 사기로 했다. 이처럼 가정마다 쓰레기줄이기에 비상이 걸리자 업소들도 자구책에 나섰 다.
인천시북구산곡동 S중화요리집은 종전 스티로폴 식기에 요리를 담아 배달했으나 다시 플라스틱 그릇으로 바꿔 회수하기 시작했다. 음식점측은『주민들이 먹고 난 스티로폴 용기를 회수해가라고 해 그럴 바에야 플라스틱 그릇을 쓰는 것이 비용절감에도 도움이된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의 슈퍼마켓은 5.10ℓ짜리의 종량제 규격봉투를 준비,사과.배 등 2천원 이상 과일을 사는 손님에게는 아예 규격봉투에 담아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양심불량식 절감작전도 백출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충북청주시개신동 韓모(34)씨는 올들어 첫 출근날인 3일집에서 쓰레기봉지를 들고 나와 회사 쓰레기통에 슬쩍 버렸다.
〈朴鍾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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