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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중앙일보"도시삶의 質" 비교를 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난 30년간 경제발전과 산업화의 결과로 도시 거주 인구의 비율은 크게 높아졌다.최근에 발표된 내무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우리나라 국민의 84%가 도시지역(읍단위 포함)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는 농어촌과는 달리 문화및 편익시설을 많이 갖추고 있어 생활의 편리함이 있는 곳이다.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농어촌에서는 쉽게 발견되지 않는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번잡한 교통,공해,범죄,척박한 인간관계등 수없이 많은 어려움들이 도시의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다.이러한 생활환경속에서 우리는 보다 쾌적한 삶의 공간을 찾고자 부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과연 어느 정도 쾌적한가.
우리는 때로 이러한 질문을 던지면서 우리의 생활환경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나아가서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외국의,특히 선진국의 도시와 비교해 어느 정도 살만한 곳인가에 대 해서도 알고싶어한다.
中央日報는 정부나 학계에서 시도하기 힘든 전국 도시의 삶의 질을 최초로 비교함으로써 이러한 의문들에 대해 부분적으로나마 해답을 주려하고 있다.
올해부터 지방자치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면 각 도시들은 선의의 경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시민들이 보다 안전하고 보다건강하게 살 수 있는 지역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지역의 행정을 맡고 있는 사람들의 책임일 것이다.
각 도시의 생활환경은 크게 다르다.인구가 10만명에도 못미치는 소도시로부터 서울을 비롯한 거대도시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계획된 도시가 있는가 하면 오래된 전통도시도 있다.또한 자연의 모습이 비교적 잘 보존된 도시가 있는가 하 면 공단이 들어서서 환경이 크게 오염된 도시도 있다.따라서 각 도시를 평면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다소 위험스러울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도시의 삶의 질을 여러 기준에서 비교해보는 작업은 의미있는 일이다.
中央日報가 시도한 74개 도시에 대한 특집기획은 도시의 건강.쾌적,안전성,교육.복지,경제생활,편리성,문화생활등 6개 영역에서 36개의 지표를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도시의 서열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체 생활여건 점수는 36개의 지표를 평면적으로 더한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각 지표에 가중치를 주고 이를 종합하여 산출한 것이다.
예컨대,삶의 질을 결정함에 있어 수질오염도나 대기오염도와 같이 환경과 관련된 지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중치가 주어지고,반면에 인구 1명당 소방장비수와 같은 지표는 낮게 평가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평가는 가용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중요한 기준이 자료의 가용여부와 측정상의 어려움 때문에배제된 것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제시된 지표를 조심스럽게 읽는 혜안(慧眼)이 필요하다.만약 이들 이외의 다른 지표가 도입된다면 도시의 서열은 물론달라질 수 있다.
이와 같은 지표들은 국제적으로도 많이 개발돼 있다.예를 들어,유엔개발계획(UNDP)은 인간이 발전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1990년 이래로 매년 「인간개발보고서」를 발간해오고있으며,1993년에 발간된 1백73개국의 「인간 개발지표」에는교육.건강.인구및 천연자원 유형에서 고용.식량.경제흐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가 담겨져 있다.
인간개발지수를 보면 1백73개국 가운데에서 한국은 33위,그리고 북한은 91위로 서열지어져 있다.이 보고서는 중요한 자료가 가용하지 않을 경우 정책입안자들로 하여금 자료수집을 위해 필요한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정부및 여러 연구기관에서 도시간 비교를 위한 자료를 더러 산출하여 왔다.그러나 많은 경우에 이러한자료는 단편적일 뿐만 아니라 자료의 신뢰성에 의문을 남기고 있다.따라서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무엇보다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기준을 사용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도시의 「질」을 평가코자 한 中央日報특집기획에 후한 점수를 주고자 한다.다만 이와같은 자료들이 1회성으로 끝나지 말고 지속적으로 보완될 수 있다면 앞으로 정책담당자들이나 학술연구자 들에게 좋은기초자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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