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95유통이젠달라져야한다>1.시장 전면개방 대응전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국내 유통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외국 선진유통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가격파괴 바람이올해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게다가 내년이면 국내 유통시장이 완전 개방된다.이같은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는 국내 유통업체들이 달라지지 않으면 안된다.한마디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유통분야의 문제점과 과제를 5회에 걸쳐 점검해본다.
[편집자註] 경인고속도로 인천지역에 있는 가좌인터체인지를 따라 5분 가량 달리면 공단지역에 위치한 대규모 나대지가 눈길을끈다. 네덜란드 SHV홀딩社의 국내합작 법인인 한국마크로가 내년초 개장목표로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공사에 들어갈 대규모 창고형 할인매장 건립 현장이다.
이 회사는 인천송림동 일대 1만2천여평의 부지를 확보해 5천5백여평 규모의 매장과 차량 9백대를 동시에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을 만들고 있다.SHV홀딩社는 서울 당산동에 이와 꼭같은 규모의 할인매장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또 이들 매 장이 정식으로 문을 열면 외국 상품을 중심으로 1만5천여개 품목을 취급할예정이다.
이는 작년 10월 국내 유통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개장한프라이스클럽에 비해 매장면적은 2배,취급상품수는 3배 이상의 수준이다.
프라이스클럽이 개점한지 두달도 지나지 않아 하루 평균 3억5천만원 어치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주말에는 최고 5억8천만원 어치를 팔아 웬만한 대형 백화점 수준을 기록했음을 고려하면 마크로매장이 개점하게 되면 엄청난 파도를 몰고 올 것 으로 예상된다. SHV홀딩社 외에도 내년 유통시장 전면개방을 앞두고 국내에 진출한 외국의 다국적 유통업체들이 줄을 서 있다.
1백% 네덜란드자본인 한국카푸가 분당.일산등 신도시지역에 하이퍼마켓 개설을 서두르고 있고 미국의 시어즈그룹은 대우와 합작투자 방식으로 대중양판점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월마트는 삼성물산과,일본의 요소쿠社는 제일제당과 각각 합작투자 진출을 추진중이다. 또 제트로.웨테루.플레밍등 미국의 도매업체들은 대우.코오롱.선경등과 손잡고 대규모매장을 설립할 계획이며 K마트.칼도르.토포스등은 디스카운트 스토어,샘스클럽.홀세일클럽등은 회원제창고형 할인점에 뛰어들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의 노병용(盧柄容)이사는 『美.日등 선진국 유통업체들은 최근 장기화된 경영침체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데 특히 한국시장은 국민들의 소비성향이 높다는 점 때문에 이들 업체의 해외투자 우선순위로 꼽히고 있다』고 말한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자본력.인력구조.점포경영 노하우등 모든 측면에서 낙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그나마 대형 소매점으로 내세울 만한 조건을 갖췄다는 백화점의 경우도 점포당 종업원수.매장면적.종업원 1인당매출액.매장평당 매출 액등 모든 면에서 외국 선진업체들에 크게 뒤지고 있다.
물론 신세계.뉴코아등 백화점업체들이 나름대로 유통시장개방에 대비해 디스카운트 스토어를 개발하고 다점포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그러나 통신판매.무점포판매.물류도매업.양판점등 부문별로 전문화된 노하우를 갖춘 외국업체들이 한꺼번 에 몰려들면국내상권을 크게 잠식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관계자들은 유통시장 전면개방을 앞두고 대외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는 방안으로 ▲중소 영세업체들의 경우 공동화및 협업화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할인신업태 부문에서는 저임금의 해외생산기지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한편 ▲공동의 수송망 .물류센터.판매시설 건립으로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전자문서교환(EDI)이 뒷받침되는 정보공유 시스템을 확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동훈(李東勳)신세계유통 산업연구소장은 『그렇지 않아도 소비자들의 의식이 외제와 국산품의 가격과 품질조건을 비교해 외제가좋으면 서슴지 않고 외제를 구입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는데 유통망까지 외국업체에 내줄 경우 국내 제조업 기반까 지 위태롭다』면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林一東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