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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경영현안 대책마련 고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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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산업계에 신년초부터 긴장감이 돌고있다.그룹마다 회장들이 직접『올해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2000년대 생존여부가 달리게된다』며 진두지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그만큼 경영환경이 순탄치않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기업들이 부닥칠 주요 변수는▲지자제(地自制)시대의 본격화▲노사분규▲대북경협 활성화▲세계화의 구체화▲사회간접자본및 공기업민영화 참여등이다.
재계는 우선 지금까지의 영업방식으로는 지자제시대에 적응할 수없다고 보고 지방조직과 인력의 강화작업에 힘쓰고 있다.
대우그룹은 지방 자회사설립을 추진중이다.기조실 한 간부는 『작년말 7~8개의 지방자회사와 사무소를 확충했으며 연내 1백여개를 추가설립하거나 격상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경그룹은 일부 계열사의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각 지역공장을 아예 지방회사로 독립시키는 방안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대기업그룹들은 지방정부가 앞으로 환경문제에 특히 신경을곤두세울 것으로 보고 각 지역별로 환경인력과 조직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이보다 더 큰 걱정거리는 지자제 선거에 따른 인력유출문제에 쏠려있다.
이럴 경우 상당수 노무인력이 선거로 빠져나가 공정(工程)상의애로는 물론,임금인상.물가불안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자제를 앞둔 시점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노동계의 춘투(春鬪)는 당장 넘어야 할 과제다.대우그룹 기조실 노무담당간부는『제2노총 설립세력과 지난해말 설립된 공기업노조협의회등에 따른불안요인이 깔려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경찰청 관계자는 『지자제 선거를 전후해 행정력이 약화되는 틈을 이용,노사문제가 어렵게 꼬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재계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고 밝혔다.
재계는 아울러 그동안 총론단계에 머물고 있던 세계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른바「세계 로지스틱스개념」(기업경영의 모든 활동을 전세계를대상으로 비교우위에 따라 선정하는 것)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의식개혁.기업문화 혁신에서부터 사업재구축과 조직관리.자금운용.마케팅.인사제도의 혁신등도 요구된다.
삼성은 지난해 도쿄에 이어 올해 뉴욕.런던.싱가포르.베이징등지사를 지역본부별제로 전환,독자적인 투자.마케팅.유통.정보수집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선경은 중국.동남아에 투자를 확대,수직계열화된 생산체제를 갖추고 미주지역은 종합적인 정보및 유통의 본산으로 정착시킬 방침이다. 사회간접자본과 공기업 민영화는 앞으로 재계의 위상을 가늠할 중대 사안이어서 올해 이분야에서 대기업간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의 한 간부는『신공항.열병합발전소.
항만.내륙 컨테이너기지를 중심으로 한치의 양보도 할수 없는 경쟁준비를 하고있다』고 말했다.
재계는 이밖에 올해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이는 남북경협분야에서기회선점 경쟁을 벌여야 할 처지다.업종선택과 투자규모 결정등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趙鏞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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