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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韓國 최고어깨 선동열의 새해포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94년을 참담한 심정으로 마친 최고투수 선동열(宣銅烈.해태)의 새해를 맞는 각오는 어느해보다 비장하다.「영원한 제왕」으로남느냐,아니면 「한때 잘 던졌던 다른 투수들」처럼 쓸쓸하게 막뒤로 사라지느냐가 올해 판가름나기 때문이다.이 제 그의 나이 만32세.
지난해의 부진으로 「노쇠」라는 딱지가 그에게도 따라다니기 시작했다.타자들은 더이상 그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모든 것을 맡겼던 구단으로부터는 골프를 삼가라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그러나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마키하라는 32 세의 나이로퍼펙트 게임을 해냈고,팀을 지난해 일본 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또 메이저리그의 놀런 라이언은 44세에도 노히트 노런을 기록,「전설」이 됐다.
어느 하나 부족한 것 없는 그가 피말리는 승부세계에 남아 있는 이유는 오직 「명예」 때문.지금까지 위대한 투수였던 만큼 위대하게 떠나고 싶다.게다가 한국시리즈 7회우승이라는 찬란한 업적을 쌓은 해태의 운명도 宣의 어깨에 달려있다.
조계현(趙啓顯)은 2년연속 무리했고 찬란한 팀의 전통을 이을만한 후계자는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제 그는 기로에 서있다.초라하게 사라지느냐,마지막 불꽃을 피우느냐.을해년을 맞으며 그는 다시 한번 꽃을 피우기로 했다.
그것은 아들 민우와의 약속이기도 하고 「살아있는 전설」을 원하는 야구팬들의 바람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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