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新年구상-세계화고삐로 政局주도권 잡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요즘 신년정국 운용방향에 대해 골똘히구상중이다.일단 연말 정부조직개편과 전면개각 분위기를 새해로 이어가 연초부터 세계화로 몰아친다는 큰 원칙은 서있다.
金대통령은 1월1,2일 청와대를 떠나 조용한 곳에서 신년구상을 가다듬을 계획이다.신년구상속에는 정국운용방안은 물론 새해 국정운용방안까지 포함돼 있다.金대통령은 일단 연초 시무식이 끝난뒤 연두기자회견을 시발로 이런 구상을 구체화한다 .
金대통령의 국정운용 방향의 큰 줄기는 세계화다.하반기 들어 집중적으로 터진 온갖 유형의 대형 사건.사고에 끌려다니던 金대통령은 11월 시드니에서 세계화 장기계획 구상을 발표함으로써 주도권을 되찾았다.
신년에 접어들면서 세계화 돌풍의 고삐를 더욱 죌 것이라는 얘기도 이런 바탕위에서 가능하다.개각은 물론 청와대 직제개편과 수석비서관 교체,해외공관장의 낙하산 인사 배제 등도 세계화의 큰 틀속에서 이루어졌다.여기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 이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도 金대통령을 고무시키고 있다.
金대통령은 자신을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그는 28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여론조사를 보니까 국민들의 상당수는 대통령을 정치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더라』면서『참 이상하다』고 했다.대통령은 당연히 정치인이라는 金대통령의 기본입장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金대통령의 이런 사고를 연장시키면 국정운용도 정치의 한 부분이 된다.서둘러 연두기자회견을 하게된 것도 이슈를 선점(先占)하겠다는 얘기다.야당은 물론 여당에조차 95년을 이끌어갈 대형이슈를 내주고 싶지 않은 것이 金대통령의 속마음 일 것이다.
당연히 연초부터 굵직한 발표가 잇따를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한다.金대통령은 송년 기자간담회에서『문민정부아래서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고생한 줄은 알고 있다.그러나 기사를 많이 쓰는게 기자의 보람 아니냐』면서『대통령 중심제에서는 청와 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등 내년에도 많은 뉴스를 쏟아낼 것을 예감케했다. 金대통령은 두달 가까이 끌던 정부 각 부처의 업무보고와지방순시등의 일정을 최대한 압축해 1월안으로 끝낼 생각이다.보고하는데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그 시간을 아껴 세계화 작업에 몰두하라는 뜻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또 빠른 시일내 중.장기 집권구상을 정리해 발표하는등 세계화드라이브를 가속화할 방침이다.金대통령이 집권기간중 모든 것을 다 이룩하겠다는 자세에서 벗어나 이룩할 사업과 바탕을 닦아 다음 정권에 넘겨줄 과제를 구분해 정리한다는 얘기 다.
이와함께 정치권에 대한 세계화 주문도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민자당의 세계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아직 드러나진 않았다.그러나 지도체제의 개편문제를 배제하는 분위기는 결코 아니다.당의세계화는 어떤 의미에서는 세대교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당의 체질변화는 모든 방향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다.
金대통령은 야당이 아무리 발목을 잡으려해도 계속 헛다리만 잡게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金대통령의 변화를 따라잡는데만도 허겁지겁할 것이라고 한다.
金대통령은 새해에 이런 구상을 기본으로 정치의 주도권을 계속장악하려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청와대는 더욱 뉴스의 초점이 될 수 밖에 없다.
〈金斗宇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