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증시 총결산 부문별 성적표 분석-투자신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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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투자신탁회사는 올해가 참으로 뜻깊은 한해였다.4년여의 길고도어두운 터널을 지나 자립의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국.대한.국민등 투신3사는 올들어 주식시장의 호황에 힘입어재기의 기틀을 마련했다.회사돈으로 잔뜩 떠안고 있던 주식이 속속 평가익으로 돌아섰고,적정히 보유주식을 처분하면서 매매익이 불어났다.
여기에다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장세를 좌우하는 기관화(機關化)현상이 심화되면서 이에 적응하지 못한 직접투자자들이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했다.이에따라 위탁보수수입이 크게 늘었다.
지방투신을 포함한 투신8사의 주식형 잔고는 지난 27일 현재13조4천7백10억원으로 지난해말에 비해 무려 5조9천2백40억원 증가하는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대한투신이 지난 7월 개발한 「하이턴」은 6개월만에 1조2천여억원이 팔렸 고 한국투신이지난 9월부터 새롭게 시도한「모집식」에도 1조원 가까운 자금이몰렸다. 이처럼 주가가 오르고 주식형이 잘 팔리면서 대한투신이지난 10월말 투신3사 가운데 가장 먼저 1천억원의 납입자본금을 되찾고 4년만에 자본잠식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경영정상화를 이룩했다.한국투신도 지난 11월말 자기자본 규모가 2백 13억원에 달해 자기자본이 4년만에 플러스로 돌아섰으며 현추세라면 내년 1,2월중 1천억원의 납입자본금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4~11월 순이익은 한국투신이 2천4백92억원에 달한 것을비롯,대한투신이 2천82억원,국민투신이 6백6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한국.대한투신은 내년 3월 결산때 순이익이 3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경영이 호전되면서 차입금 상환도 진척을 보고 있다.지난 7월로 은행차입금을 모두 갚았고 지난 3월에 지원받았던 5천억원의 국고도 올가을 3회에 걸쳐 전액 상환했다.또 한은특융은 지난 2월 4천5백억원,지난 8월 8천5백억원 을 각각 상환,현재 1조3천억원이 남았다.
이에따라 지난해말 6조5천억원에 달하던 투신3사의 차입금은 지난 27일 현재 5조여원으로 줄었다.그러나 차입금 상환을 위해 그동안 고유계정 주식을 계속 처분해온 탓에 지난27일 현재고유계정에 남은 주식은 2조9천억원에 그치고 있 다.앞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한 고유계정 주식을 모두 팔아도 차입금을전부 갚을 수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투신3사는 이제 겨우 납입자본금을 찾아가는 단계이지 진정한 경영정상화를 논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하지만 최근 투신3사가 비대해지면서 주식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너무커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게 나오 고 있다.투신사의 경영도 개선 추세에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이에따라 내년엔 그동안 미뤄왔던 투신업의 국내개방을 포함,증권업계의 개편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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