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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건강회복 늦어 권력승계 지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북한 김정일(金正日)의 공식 권력승계가 해를 넘기고 있다.
평양에서 나오는 신호는 권력장악을 강력히 시사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그의 당 총비서.국가주석 선출 기미는 없다.
해를 넘기는 권력승계 지연 이유로는▲건강▲김일성(金日成)시신처리 미해결▲강.온파간 갈등▲혁명 1세대와의 권력안배등 4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추정된다.
金은 당뇨.간경변.신부전증.야행성등 3~4개의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있으며 특히 내성적인 성격에 외부인과의 접촉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외부접촉상의 문제는 권력승계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주석직을겸할 것인지 등 권력 개편과 안배 등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일성의 시신은 여름 장례식때 시신을 관에서 세번이나 꺼내는등 문제로 러시아 기술진까지 동원됐으나 아직 완벽한 처리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의 절대성과 부자세습한 입장에서 아버지의 시신을 처리하지 않고 권력을 승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또 대외개방 등 정책을 놓고 강.온파간 대립도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정무원(내각)은 조속한 개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군부와 노동당측은 체제유지 차원에서 개방을 반대,갈등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정일은 권력기반 확보를 위해 혁명1세대 원로 그룹을 현직에서 정리할 생각을 갖고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처럼 개혁에 반대하는 혁명원로들을 당고문위원회등 형식적인 기구로 몰아넣을 구상을 하고 있으나 원로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동복(李東馥)前안기부장특보는 『권력배분을 둘러싸고 김정일과노동당 사이에 모종의 갈등이 존재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북한을 서방式 관점에서 봐서는 안된다며 정상論을 주장한다.
실질적인 권력승계는 이미 완료됐으며 지난 6개월동안 북한이 김일성 없는 김정일 체제로 조용히 전환되고 있다고 말한다.다만김정일의 건강등 신변문제가 깨끗이 정리안돼 등극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그 이유로 김일성 사망후 김정 일의 권력승계작업이 추도대회→黨.政.軍 충성 결의대회→김정일에 대한 충성의편지 이어달리기→김정일 총사령관 취임 세돌 행사등 권력 안착(安着)수순이 진행됐음을 들고 있다.
지난 11월 9일 김정일의 대동강 청류다리 건설 완료 명령을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도 말한다.
최근▲정무원(내각)에 무역부를 부활▲노동당 국제부장직에 현준극(玄峻極)▲대외경제위 산하 국제무역촉진위원장직에 조원명(趙元明)임명등 경제난 극복에 대비한 조직및 인사개편도 들고 있다.
종합하면 김정일의 권력장악은 이미 완료됐으나 건강등 신변문제로 공식적인 승계 일자를 못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崔源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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