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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교수정담---꼭 날릴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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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崔교수=너무 부정적인 얘기만 했나요.돌이켜보면 새 정부 출범이래 민주적인 제도화가 넓어진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서구에선 19세기 후반부터 민주제도가 정착됐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점에서 너무 일천하지요.그러면서도 어느 나라보 다 빠르게 근대산업사회로 변화해왔고 사회구조도 급격히 변화했죠.그 때문에사회경제적 변화와 정치구조의 불일치가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지난 2년간 대통령중심의 개혁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도 이해가 갑니다.
▲張교수=무엇보다 사람을 쓰는 일이 중요하다고 봅니다.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얘기가 있지 않아요.권위주의시대의 지배구조를 타파하고 개혁을 완성시키기 위해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엘리트를 찾아야 합니다.역대 군부통치 자의 인사스타일도 탈피하지 못했습니다.특히 이번의 세계화 내각은 정치.사회변화에 걸맞는 엘리트의 충원과정과는 거리가 먼것 같습니다.
▲安교수=金대통령이 초기에 사람을 쓸때 너무 비공식적인 개인채널에만 의지했던게 아닐까요.게다가 검증이 안된 사람을 등장시키다보니 시행착오도 범했고요.金대통령이 안고 있는 딜레마는 엘리트 충원기준으로 민주화에 역점을 두자니 이른바 세계화 능력이부족하고,세계화를 중시하자니 민주화 경력이 모자란다는 거죠.이번 개각인사를 보면 세계화가 단일 기준으로 정착된 느낌입니다.
▲崔교수=인사문제를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엘리트 구조가 대폭 물갈이된 시기는 박정희(朴正熙)정부때라고 생각합니다.당시국가주도형 발전주의 정책을 끌어갈 테크노크라트가 창출됐었습니다.지난 30년간은 이 사람들이 나라를 경영해왔다 고 봅니다.金정부의 출범은 새로운 엘리트 구조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에 있었는데 이 점에선 미흡한게 많다고 봅니다.물론 검증되고 전문식견을 가진 인물들이 앞선 시대에 충원되는 바람에 그만큼 선택의 폭이 좁아지기는 했습니다.
▲安교수=화제를 돌려보죠.金대통령 집권 2년을 평가할때 뭐니뭐니해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가 남북관계가 아닐까요.북한핵문제는 통일까지 바라보는 장기적인 시각과 비전을 갖고 풀어야 합니다. ▲崔교수=동감입니다.현 정부의 민주화에 대한 노력은 남북관계와 맞물려 풀어가야 합니다.다만 북한핵문제에 대해선 언론의책임도 적지않다는 생각입니다.
▲張교수=한가지 덧붙여 지적하고 싶은 것은 정부가 남북문제를지나치게 이상화.낭만화시켰다는 점입니다.민족문제를 강조하다 보니 이념혼란에서 오는 남북관계 위상정립에 실패했다는 생각입니다.이같이 갈팡질팡하는 정책은 국민들의 불안마저 자아냈습니다.이제 정부의 세계화 전략을 얘기해볼까요.
▲安교수=세계화는 민주화와 연계될때 의미가 있습니다.아울러 세계화를 경제측면에서만 보고 생존경쟁의 차원에서만 해석해선 안된다고 봅니다.참된 의미의 세계화는 구조적으로 허약한 사회바탕을 다지며 인류공존을 위한 국제협조의 지평을 넓히 는 노력과 연결돼야 합니다.
▲張교수=저는 세계화가 혼선속에서 논의되지 않나 하는 느낌을받습니다.우리는 서구사회와 달리 그동안 봉건적 전통을 파괴하며근대화를 이루지 못하고 봉건적 전통을 동원해서 근대화를 이룩했습니다.그러나 이제는 비합리적인 인프라를 타파 하면서 선진국에진입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근대화 전략과 달리 세계화는 비합리적인 전통을 파괴하면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崔교수=그런 점에서 민주화는 세계화에 이르는 필수적인 길로규정할 수 있다고 부연하고 싶습니다.지속적인 민주화 개혁없이 세계화는 불가능합니다.이를 위해 저는 국가적으로 세가지 노력을경주해야한다고 봅니다.첫째는 관료기구와 제도의 정비이고 둘째는공직자들의 사명감을 일깨우는 노력입니다.마지막으로 많은 문제를드러내고 있는 지금까지의 사회운영 원칙과 방식의 변화입니다.
▲安교수=이번 정부조직 개편은 필요한 조치였다고 봅니다.그러나 비경제분야의 지방 행정조직개편도 시급합니다.저는 무엇보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지방자치제도가 참여적 민주주의를 담보하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라고 보고 여기에 큰 기대를 걸어 봅니다.
▲崔교수=지금은 우리사회의 전환기입니다.사회를 이끌어갈 엘리트층의 세대교체와 사회운영 원칙의 변화,그리고 비전의 제시라는점에서 지난 2년간 정부는 말과 구호가 앞섰던 것 같습니다.이제는 내실을 기할 때입니다.세계화라는 구호속에서 민주화와 개혁.사정이 약화된 감을 주어선 안됩니다.민주개혁은 세계화와 함께여전히 요구되는 것이고 이를 통해 효율성은 가속화될수 있다는 생각이 중요합니다.요컨대 민주화와 세계화는 우리 시대의 분리될수 없는 두 과제라고 하겠습니다 .
▲安교수=동감입니다.민주화.인간화.세계화 흐름에 발맞춰,그리고 통일시대를 열기위해서 국민 복지향상을 위한 체제개혁이 절실하다고 봅니다.독일의 통일은 경제력 못지않게 민주화에 복지화가보태서 된 것이고,그러고 나서도 여전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합니다.
▲張교수=1백년전에 근대화를 시작한 나라중 지금 선진국이 된나라는 몇나라밖에 없습니다.세계화 전략은 그런 점에서 우리 민족에게 매우 중요한 화두입니다.21세기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해선 지금이 새로운 출발점이고,시금석의 기초입니 다.국민의 참여에 의한 발전전략 모색이 시급합니다.
〈정리=金基奉.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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