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 "생업 없이 항상 선거만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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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제17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경제공화당의 허경영(60.사진) 후보가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는 0.4%인 9만6756표를 얻었다. 이른바 군소 후보로 분류되는 네 명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결혼할 뻔했다" "내 아이큐는 430이다" 등의 주장으로 시선을 모았다. 최근에는 케이블TV를 비롯한 방송 출연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허 후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기존 정치인들에게 실망한 국민이 황당한 공약과 허위 사실에 잠시 솔깃한 것일 뿐이고 대통령 선거를 코미디화했다"는 지적이다. 26일 허 후보를 만났다. 그는 "다음 대선도 노리는 사람이라 인터뷰가 너무 흥미 위주나 희화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득표 수에 만족하는가.

"당원 숫자가 30만 명인데 그보다 적게 나왔다. 초등학생들도 '허경영 인기가 짱'이라고 한다. 내 표가 어디로 갔는지 나도 궁금하다. 뭔가 착오가 생긴 게 분명하다."

-대통령 선거를 희화화했다는 비판도 있는데.

"사람들은 처음에 갈릴레오를 비웃었다. 그러나 결국에는 어떻게 됐나. 갈수록 바뀔 것이다."

-5억원의 기탁금이나 선거자금의 출처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기탁금과 선거자금은 지구당에서 모여서 올라온다. 당원들이 십시일반 모금을 했다. 사실 선거자금은 몇십억원 들어갔다. 득표율 15%를 넘지 못해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아이큐 430은 허위라는 지적이 있다. 불가능한 수치라는데.

"박정희 대통령이 내 아이큐가 궁금하다며 서울사대 교수들을 불러 측정한 적이 있다. 어릴 적 일이라 누구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430인 것은 확실하다."

-제시한 공약이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아이큐 100 단위 사람들의 생각이다. 내가 보는 정책은 아이큐 100 단위 사람들이 보는 것과 당연히 다르다."(※허 후보는 ▶유엔본부 판문점 유치 ▶결혼수당 1억원 제공 등을 공약했다.)

-선거 기간이 아닌 평소에는 어떤 활동을 하는가.

"생업은 하지 않는다. 당에서 내 생활을 책임진다. 박정희 사상연구소와 허경영 정책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항상 선거 준비만 한다."

-앞으로 계획은.

"다음 총선에 지역구든, 경제공화당 비례대표 1번이든 출마할 것이다. 국민이 보기에도 대통령을 갑자기 만들어 주는 것은 불안하지만 국회의원을 시켰다가 해보는 것은 안정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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