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개업 퀸엘리자베스號 망신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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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영국이 자랑하는 초호화 여객선「퀸 엘리자베스Ⅱ」號가 지난 17일 수리가 채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출항,물의를 빚은데 이어 23일에는 안전기준 미달로 뉴욕항에서 발이 묶이는 등 톡톡히 망신을 당하고 있다.
지난 67년 엘리자베스여왕이 직접 진수한 이 호화여객선은 올해 3천만파운드(약3백75억원)를 들여 내부를 개조,17일 첫항해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공사 미비로 1천50명의 예약손님중먼저 도착한 6백명만 태우고 출항하는 바람에 나머지는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
배에 탄 승객들도 아예 잠자리를 제공받지 못했거나 밤새도록 공사로 인한 소음에 시달리며 분노를 삭여야 했다고.
또 23일 뉴욕에서 카리브海로 떠나려는 순간 방화(防火)시설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미국 해안경비대에 의해 출항이 저지당하는수모를 겪어야 했는데 방화벽에 구멍이 난데다 방화문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게 지적내용.이같은 해프닝이 계속되자 영국 노동당은『불완전한 상태에서 출항이 허가된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망신살 뻗친 엘리자베스Ⅱ호는 정치문제로까지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브뤼셀=南禎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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