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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술자리 숙취해소에 좋은 飮酒요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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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94년은 술의 해다.
맥주들의 시장쟁탈전,특급위스키와 술깨는 기능음료의 등장,국회소주법안파동등 술에 관한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라 터져 나온것. 게다가 각종 사고들로 얼룩진 94년을 술로 마무리하려는 묘한 연말분위기마저 겹쳐 술로 인한 건강피해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우리국민 1인당 평균 맥주소비량이 1백49병으로 작년보다 무려 14병이나 늘어난 수치라는 최근 국세청의 자료 또한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건강을 해치지 않고 즐겁게 술을 마실 수 있는 비결은 물론 「적당히 마시는 것」뿐이다.
적정음주량은 개인차가 심하지만 습관적인 음주충동을 느끼지 않으면서 다음날 일상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주량으로 정의될 수있다. 문제는 요즘처럼 본의 아니게 많이 마셔야할 때.
잦은 연말 술자리에서 거뜬히 살아남을 수 있는 숙취해소 노하우에 대해 알아본다.
◇음주前 준비=두주불사(斗酒不辭)형의 호방함도 결국 체질적으로 타고 난 알콜분해효소의 능력에서 비롯될 뿐이다.즉 술에 약한 것이 결코 부끄럼도 아니며 건강상 결격사유가 되는 것도 아니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따라서 과거 경험으로 비춰본 자신의 한계주량을 미리 되새기며술자리에 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과음하기 전엔 아무래도 충분한양의 포도당을 공급할 수 있는 당질 위주의 식사가 도움이 되며,빈속 음주는 피해야 한다.
알콜의 신속한 대사는 물론 음주후 회복에 가장 중요한 영양물질이 바로 포도당이기 때문이다.
술자리 직전엔 가능하면 물을 많이 마셔두도록 한다.
술에 취하는 정도는 음주량보다 혈중알콜농도에 비례하므로 미리충분한 양의 물을 마셔 체액을 증가시켜두면 같은 양의 술을 마시더라도 덜 취하게 된다.
시판중인 술깨는 음료는 실제 알콜분해효소의 능력을 향상시키는성분이 함유된 약제가 아니며,알콜대사과정을 도와주는 몇몇 영양물질이 포함된 일종의 영양제일 뿐이므로 과잉기대는 금물이다.
◇음주중 주의사항=음주중엔 음주량 못지않게 속도관리가 중요하다. 실제 알콜함량에선 맥주 1병과 비슷한 정도의 폭탄주가 술자리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농축된 알콜이 한꺼번에 흡수되기때문이다.
그러나 다음날 고생하지 않으려면 역시 양도 고려해야 한다.
천천히 마시더라도 마신 알콜은 결국 간에서 분해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지 오래 버티기 위해서 알콜의 위장흡수를 방해하는 기름기 많은 지방질 안주를 많이 먹는다거나 맥소롱 같은위장운동기능 촉진제를 섞어 마시는 것은 길게 볼 때 결코 좋은방법이 아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마신 술을 다시 토해내는 것.너무 많이 마셨다 싶으면 물을 한컵 들이마시고 엎드려 배에 힘을 주는 구역질 유발자세를 취하도록 한다.
◇음주후 관리=해장술과 사우나는 난센스다.알콜로 생긴 숙취를알콜로 다시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알콜중독자에게나 있을법한 일이다.사우나로 땀을 빼는 것도 좋지않다.미처 대사되지 않고 남아있는 알콜이 소변으로 배설되면서 체내의 수분도 같이 끌어가므로심한 탈수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온탕욕이 좋고 목욕후엔 물을 많이 마시도록 한다.가장 좋은 숙취해소법은 역시 충분한 휴식뿐이다.그러나 당장 출근해 일해야한다면 따뜻한 설탕물과 전해질음료를 권할만 하다.
***아침식사 콩나물국 권할 만 에너지원이 되는 포도당과 음주후 탈수상태로 결핍되기 쉬운 전해질을 보충해 빠른 숙취회복을돕기 때문이다.
최근 콩나물꼬리부분에 알콜대사를 촉진시켜주는 중간산물이 풍부하게 포함돼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으므로 아침식단으로 콩나물국을 고려해볼 수도 있겠다.
〈洪慧杰기자.醫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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