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전 세계 이슬람 지도자 138명 교황 등에 화해의 '성탄 편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이슬람 지도층이 성탄절을 맞아 기독교에 또 화해의 손짓을 보냈다. 전 세계 각 계파의 이슬람 지도자 138명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기독교 지도자들 앞으로 성탄절 특별 서한을 보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이번 서한에서 파괴를 일삼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자제를 촉구하는 한편, 10월 자신들이 보낸 이슬람-기독교 화해 촉구 서한에 긍정적인 화답을 해준 기독교 측에 감사를 표했다. 또 모든 개인의 삶이 신성하며 고통 받는 세상에 치유와 평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한에 서명한 한 지도자는 "역사적으로 이슬람 지도자들은 크리스마스 때 기독교 지도자들에 개인적으로 서한을 보내곤 했다"며 "그러나 단체로 기독교에 서한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이슬람교는 소수의 극단주의자들 때문에 이미지가 왜곡돼 왔지만 주류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신학자들은 이 서한을 가리켜 "이례적이고 역사적인 것"이라며 환영했다. 이슬람교와 기독교 지도자들의 만남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슬람 지도자들은 10월에도 이슬람과 기독교의 화해를 촉구하며 '공통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서한을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보낸 바 있다.

이 서한에 대한 답신으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1월 감사의 뜻을 전하며 138명의 이슬람 지도자를 바티칸에 초청했다. 이와 관련해 빈 모하마드 요르단 왕자는 초청을 수락하고 인간의 존엄성 존중, 이슬람-기독교 상호 이해, 양측 젊은 세대의 상호 존중 진작 등을 주제로 대화하자고 제안했다.

FT는 "이슬람 지도자들과 교황이 나눌 대화의 주제(종교 혹은 사회 문제)를 놓고 양측에서 이견이 있었다"며 "그러나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돼 내년 봄 준비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은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