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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MBC"까레이스키" 황인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난아니야!』 지난해 가을 MBC『베스트극장』에서 억울한 누명을쓴 사형수로 출연한 황인성(30)은 이 대사 한마디를 남긴 뒤교수형을 당하고 화면에서 사라졌다.출연시간은 1분 남짓.나오자마자 죽는,무척이나 재수없는(?)단역이었다.입사한지 반년 도 안된 신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5월 MBC의 22부작 대하드라마『까레이스키』에주인공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그는 하루아침에 스타로 떠오른다.
19일 처음 방송된 이 드라마에서 항일정신에 불타는 경성법전인텔리「상규」로 나온 그는 강직.담백한 분위기와 굵은 목소리로요즘 브라운관에서 드물어진「남자다운 남자」를 되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저같은 햇병아리가 이런 대작에 주연으로 뽑힌 이유를저도 잘 모르겠어요.굳이 따지자면 사이즈 큰 체형이 대작드라마에 맞다는 판단 때문이 아닐까요.덕분에 막도 오르기전에 집중조명을 받아 무척이나 난처했습니다.』 스타중심의 트렌디드라마와는거리가 먼 본격시대극인만큼 벼락스타가 되리라곤 생각도 않는다는그는『곧 꺼질 별빛보다는 꾸준히 타는 촛불이 좋지 않느냐』며 차분히 성장하는 연기자가 꿈이라고 몇번씩 강조한다.
하지만 애초 그의 꿈은 연기자 아닌 패션모델.85년 3수끝에숭실대 전산과에 입학한 그는 1백83㎝의 키에 보디빌딩으로 다진 체구를 바탕으로 모델계에 뛰어든다.콘티없이 즉석 연출을 즐길만큼 무대체질인 그는 1백편이 넘는 CF를 찍 느라 대학도 9년만인 올해 졸업했을 정도.
***동기 차인표완 보디빌딩 친구 특A급 대우를 받던 지난해모델로는 채울 수 없는 무대에의 갈증을 달래기 위해 배우로 전업을 결정한 그는 별 준비 없이 MBC공채에 응모했고 연기력보다는 체구와 대담성이 인정돼 22기 탤런트에 선발된다.
그보다 먼저 스타덤에 올랐으며 『까레이스키』에서 연기대결을 벌이게 될 동기 차인표와는 보디빌딩을 같이 할 만큼 절친한 사이.하지만 근육질속에 우수가 엿보이는 서구형 스타 차인표에 비해 그는 몸과 마음이 강인한 한국 사내의 풍모를 갖고 있다.
『올해 여섯달동안 러시아 알마아타에서 촬영하느라 인표가 스타가 된 줄도 몰랐어요.뒤늦게 합류한 인표를 보니 얼굴이 핼쑥해요.「제발 나를 가만히 내버려뒀으면 좋겠다」는 인표의 하소연을들으면서 스타보다는 연기자가 좋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굳혔습니다.』 글 :姜贊昊기자 사진:金允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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