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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는 정형과 절제의 아름다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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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왼쪽부터 중앙시조신인상 수상자 우은숙씨, 본심 심사를 맡은 시조시인 윤금초씨, 대상 수상자 이승은씨, 연말장원 정상혁씨. [사진=최승식 기자]

“정형의 구속 안에서 자유롭게 살아왔습니다. 어차피 선택한 어려운 길, 정형과 절제 속에서 살아 가겠습니다.”

20일 오후 6시 중앙일보사에서 제26회 중앙시조대상과 중앙시조신인상, 제18회 중앙시조백일장 연말장원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중앙시조대상을 수상한 이승은(48)씨는 “시조는 살아오면서 힘들었던 모든 것을 참고 견뎌내게 해준 원동력”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씨는 ‘복사꽃 그늘’이란 작품으로 수상하게 됐다.

중앙시조 문학상은 시조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한다. 원로 시조시인 윤금초(68)씨가 중앙시조 문학상을 “시조 문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렀을 정도다. 이날 시상식엔 시조계 인사 80여 명이 참석했다.

중앙시조신인상은 ‘따뜻한 하루’를 쓴 우은숙(46)씨에게 돌아갔다. 우씨는 수상 소감에서 “앞으로 우리 몸에 꼭 맞는 언어의 옷 한 벌 얻어 입었다는 얘길 들을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중앙시조대상은 등단 15년 이상 시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반면 중앙시조신인상은 등단 5∼10년 사이의 신인을 격려하기 위한 상이다. 시조대상 상금은 600만원, 신인상 상금은 400만원.

중앙시조백일장 연말장원의 영광은 현재 군 복무 중인 정상혁(21)씨가 차지했다. 매달 실시한 시조백일장을 거쳐 연말장원까지 통과한 정씨는 상금 300만원과 함께 중앙신인문학상 시조 부문 당선자의 자격을 얻었다. 정씨는 “말 많은 세상에서 짧고 굵은 시조의 정신이 좋아 시조를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그 정신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심사위원을 대표해 축사를 한 윤금초씨는 중국 고사 ‘마철저(磨鐵杵)’를 인용하며 “오늘 영광을 차지한 세 분은 앞으로 ‘쇠둥이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정신으로 시조 문학의 부흥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글=이에스더 기자 ,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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