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B 첫 인사 실험 … 인수위원장 누구 시킬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명박 당선자가 20일 오전 가방을 들고 가회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가벼운 실무적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말했다.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당선 기자회견에서다. 또 "(내년엔) 4월 총선이 있기에 정치인들은 가급적이면 배제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런 이 당선자의 구상을 관례를 깨는 변혁의 소용돌이를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당선자는 또 이날 무역협회에 보낸 편지에서도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인수위 내에 조직을 만들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수위에서부터 각 경제단체와 만나 토론하고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 유치를 위한 분과 조직을 인수위에 두겠다는 건 파격이다.

◆이르면 24일 발표=이 당선자의 측근인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실적을 중시하는 인수위가 꾸려질 것"이라며 "인수위 구성이 이 당선자 스타일의 첫 인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22~25일 휴식을 취하며 구상을 다듬은 뒤 26일께 인수위 구성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당선자가 휴식 기간 중인 24일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당선자가 들고 나올 인선안 중 가장 큰 관심사는 누가 위원장이 되느냐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박세일 서울대 교수,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이 거명되고 있다. 또 선대위에서 경제살리기특위 부위원장을 지낸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장관과 한승주 고려대 총장서리도 거론된다.

이 당선자의 한 측근은 "다소 의외의 인물을 임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도 "이 당선자가 (현역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된) 기사를 본 뒤 '정치인이 아니라는데 왜 이러지…'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에서는 인수위원장은 ▶경제 마인드를 갖추고 있고 ▶종합행정 경험이 있는 ▶비(非)정치인 가운데 발탁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당선자가 위원장.부위원장 외에 지명할 24명의 인수위원에도 관심이 쏠린다. 비정치권.실무형 인사가 많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측근들은 "직접 일을 할 수 있는 인물들을 위원으로 임명하고 인수위 직원 규모도 100명 안팎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2002년 노무현 당선자의 인수위는 247명이었다.

이 당선자는 곧 발표할 '당선자 비서실장'을 인수위원에도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뜻을 위원회에 정확하고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비서실장으로는 후보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의원이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 당선자와 인수위의 통합 대변인엔 한나라당 공동 대변인인 박형준.나경원 의원 중 한 명이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사무실은 삼청동 금융연수원=인수위 사무실은 삼청동 금융연수원 건물을 쓰기로 확정됐다. 금융연수원 건물은 1997년 김대중 당선자 시절 인수위 사무실이 있었던 곳이다. 다만 당선자와 비서진이 근무할 공간은 통의동에 있는 금감원 별관에 마련된다.

남궁욱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장=대통령직인수법에 의해 구성되는 인수위원회를 책임지는 자리다. 정권 교체기의 상징으로 당선자의 국정철학에 입각해 전 정권과의 행정 인수인계를 총괄한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인수위의 위원장은 임채정 현 국회의장이 맡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